이정현 “대통령에 교체 건의했다” 여야 고발 시점이 禹 거취 분수령

입력 2016-10-24 00:35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오른쪽)가 23일 경기도 안성 한경대를 찾아 한 대학생과 청년 일자리를 주제로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불출석한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한 검찰 고발 시점이 우 수석 거취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미 각종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데다 여야의 고발까지 코앞에 둔 우 수석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우 수석 거취와 관련해 “각종 의혹이 국민 정서와 맞지 않아 대통령에게 교체를 건의했다”고 밝힌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됐다.

새누리당 이 대표는 지난 22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당직자·당원 교육에서 우 수석 교체 건의 사실을 공개했다. 이 대표가 우 수석 교체 건의를 직접 언급한 건 처음이다. 다만 “검찰 수사에서 문제가 드러나면 단호히 처벌하겠다는 게 대통령의 답변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임기 4년 동안 그렇게 좋아하는 남동생, 올케, 조카를 청와대에 단 한 발도 못 들어오게 한 사람”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파문을 의식한 듯 23일 경기도 안성 한경대학교에서 열린 학생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우 수석) 사퇴 건의가 아니고 그 부분에 대한 여론과 제가 생각하는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어쨌든 박 대통령도 워낙 정치를 오래 한 분이고 국민 여론이나 흐름에 대해 잘 알고 계시다”며 여지를 남겼다. 최순실씨 의혹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과 논의했느냐는 질문엔 “다른 것은 얘기하지 않겠다”고만 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우 수석 문제를 빨리 털고 가야 한다는 여론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정우택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 용단을 내려야 한다”며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청와대의 소극적 태도에 국민이 등을 돌리고 있다”고 썼다. 정 의원은 우 수석 해임을 요청하면서 “국민이 진정 바라는 것은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는 의혹에 대한 청와대의 진실 규명 노력”이라고 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최순실과 우 수석은 온 나라가 그들 때문에 시끄러운데 꿈쩍도 않고 있다”며 “이쯤 되면 대통령께서 푸셔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우 수석 거취의 분수령으로 예측되는 우 수석 고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지난 21일 야당과 우 수석을 고발키로만 합의한 것이지 언제 고발할지는 정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운영위에서 예산안 심사를 할 때 이 문제를 처리하거나 이와 별도로 여야 원내수석 간 협의를 통해 고발 시점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