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문재인(얼굴) 전 대표가 ‘송민순 회고록’ 논란에 대해 “무엇이 문제냐”며 격렬하게 성토했다. 기존의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 전 대표는 23일 페이스북에 “회의 참석자에 의하면 저는 당초 결의안 찬성 입장이었으나 결국 다수 의견에 따랐다고 한다. 회고록을 봐도 다르지 않다”면서 “저는 회의 결론이 기권이었다는 것만 기억날 뿐 처음에 찬성을 주장했다는 사실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제게 유리한 대목임에도 정직하게 그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또 “회고록을 쓴 분도 참여정부 장관이고, (회고록과) 다르게 기억하는 분들도 참여정부 관계자여서 시시비비에 끼어들지 않았다. 그러나 다수의 기억과 자료에 의해 사실관계가 밝혀졌다”고 말했다. 특히 회고록 중 ‘이구동성으로 왜 이미 결정된 사항을 자꾸 문제삼느냐고 불만을 터트렸다’는 기술을 지적하며 “그가 주장하는 시기 전에 이미 기권 방침이 결정됐고, 이를 뒤집기 위해 두 번 이상 거듭 문제삼았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문 전 대표는 “그는 안보실장 주재 회의를 제가 주재한 것처럼 중대한 기억의 착오를 범했다. 다른 착오도 여러 곳”이라며 신빙성 문제도 제기했다.
이어 포문을 새누리당으로 옮겼다. 문 전 대표는 “남북문제에 관한 한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다. 평화가 더 좋은 안보이므로 평화를, 경제협력이 우리에게 도움이 되므로 경제협력을 추구했다”면서 “그 성과를 다 까먹은 새누리당, 부끄럽지 않습니까”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도대체 누가 문제냐”고 물은 뒤 “우리가 새누리당처럼 북한과 내통해 우리 군에 총질해 달라는 반역죄라도 지었습니까. 10년 전 일에 대해 ‘한건 잡았다’는 듯 구시대적 색깔론으로 혹세무민하는 행태, 부끄럽지도 않습니까”라고 비판했다.
또 “새누리당이 뒷감당할 자신이 있다면 끝까지 계속해도 좋다”면서 “누가 안보를 정치적으로 악용했고 북한에 기대어 정치를 해 왔는지 만천하에 드러낼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민주정부 10년과 이명박·박근혜정부 9년을 비교해 누가 안보무능 세력인지 분명히 말씀드릴 계획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최순실 게이트를 호도하기 위한 어설픈 색깔론’으로 규정했다.
새누리당은 문 전 대표의 기존 입장과 달라진 게 없다고 본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사건의 핵심은 북한인권결의안 기권을 북한에 물어보고 결정했는가이다”며 “이 질문부터 답해 달라”고 했다. 또 당시 언론보도, 심윤조 당시 외교통상부 차관보의 증언, 미국 외교전문 등을 거론하며 “이것이 검찰 수사였다면 사실관계를 부인하는 피의자는 당장 구속감”이라고도 했다. 민주당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페이스북에 “논란이 격화될 때는 당당함과 진실이 정답”이라고 지적했다.
강준구 이종선 기자 eyes@kmib.co.kr
“무엇이 문제냐”… 문재인, 회고록 정면 반격
입력 2016-10-23 17:55 수정 2016-10-23 2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