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도 따고 누에도 만져보고… ”

입력 2016-10-24 00:02
우수 농촌마을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대구 지역 어린이와 어머니들이 지난 21일 경북 영천시 고경면 고도리에 있는 농가 ‘고도리와이너리’에서 포도 수확을 체험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어린이들이 이날 영천양잠농업협동조합 누에박물관에서 누에를 만져보고 있는 장면.

경북 영천시 고경면 영천양잠농업협동조합 누에박물관이 지난 21일 손님들로 북적였다. 대구지역 12가구 32명(어른 18명, 어린이 14명)의 체험단이 방문한 것이다. 이날 체험 행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이 주관하는 ‘해피버스데이(HappyBusday)’ 프로그램으로 열렸다.

오전 10시40분쯤 영천양잠농업협동조합이 운영하는 고경면 오룡리 누에박물관에 도착한 가족들은 박물관 곳곳을 둘러보며 신기해했다. 건물 2층 누에전시관에서는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는 데 사용했던 날틀, 얼레 등 각종 전통 도구를 구경했다. 전시된 누에를 직접 만져보기도 했다. 대구 중구에서 온 권수미(40·여)씨는 “평소 보기 힘든 누에를 딸과 함께 볼 수 있어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양잠 견학을 마친 가족들은 인근 고도리에 있는 포도재배·와인제조 농가 ‘고도리와이너리’로 향했다. 농가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한 뒤 오후 1시20분부터 포도 따기 체험을 했다. 플라스틱 바가지와 가위를 손에 든 아이들은 너도나도 바구니 가득 포도를 담아들고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포도수확 체험을 끝낸 가족들은 직접 딴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이서연(12)양은 “포도를 처음 따봤는데 벌레가 많아 놀라긴 했지만 재미있었다”며 활짝 웃었다.

23일 농정원에 따르면 ‘행복을 싣고 달리는 농촌체험 버스’라는 뜻의 해피버스데이는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농산물(1차), 가공식품(2차) 판매에서 나아가 관광·교육·문화 서비스(3차)를 연계한 6차산업 모범 마을을 무료로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지금까지 3500여명이 100여곳의 농촌마을을 방문했다.

농식품부는 해피버스데이를 올해 45회(지난해 25회)로 늘렸다. 영천 방문은 올해 41회째 행사다. 11월까지 매주 목·금요일 경기도, 강원도 등의 농촌마을을 순회할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블로그(happybusday.tistory.com)와 페이스북으로 할 수 있다. 신청자 중 30여명의 참가자를 뽑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소년소녀가정, 다문화가정, 퇴역군인 등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있다.

영천=글·사진 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