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결별을 선언한 필리핀에 대해 중국에 이어 일본도 전략적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교도통신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농업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차관 50억엔(약 550억원) 제공을 조율하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사진) 필리핀 대통령은 오는 25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취임 후 첫 일본 방문에 나선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에서 두테르테 정권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어 민다나오섬을 정부개발원조(ODA) 형식으로 지원할 계획을 밝힌다. 돈은 농가 규모를 늘리고 순시선을 구입해 해상경비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민다나오섬 출신으로 이 섬에서 가장 큰 도시 다바오의 시장을 역임했다. 지난 6월 대통령 취임 후 여러 차례 이곳에 들르는 등 애착이 강하다.
중국과 동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일본으로선 필리핀과의 전략적 협력이 절실하다. ‘깜짝 선물’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다. 지난 18∼21일 중국을 찾은 두테르테 대통령은 친중 노선을 부각시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정상회담을 마쳤다. 공동성명에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을 인정하지 않은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중국은 필리핀에 135억 달러(약 15조2000억원) 투자를 약속했기 때문에 일본의 ODA 성사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한편 방중 기간에 “미국은 실패했다. 중국의 새로운 이념적 흐름에 따르겠다”고 했던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다소 톤을 낮췄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중국 이어 일본도 ‘러브콜’… 몸값 오른 두테르테
입력 2016-10-23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