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내부적으로는 자산과 실물의 탈동조화(디커플링)를 겪고 있지만 침체하는 세계 경제와는 동조화(커플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민간에서는 2020년대 잠재성장률이 1%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3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보면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경제성장률은 세계 평균치와 유사하게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올해와 내년 전 세계 성장률은 각각 3.1%, 3.4%로 예측됐다. 우리의 경우 올해 2.7%, 내년 3.0% 성장할 것이라는 게 IMF의 예상이다.
국내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성장률 대비 꾸준히 낮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성장률은 2011년부터 단 한 번도 세계 성장률을 넘어서지 못했다. 한국이 이미 2%대 잠재성장률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잠재성장률이 하향 추세에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내년 2.8% 성장 전망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IMF 추산보다 0.2% 포인트 낮은 수치다. 한은은 올 1월 보고서에서 2015∼2018년 잠재성장률을 연평균 3.0∼3.2%로 추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경제연구소들은 국내 잠재성장률이 이미 2%대로 떨어졌다고 지적해 왔다. LG경제연구원은 잠재성장률이 2016∼2020년 연평균 2.5% 수준, 2020년대에는 1%대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인구 추세로 미뤄 2026∼2030년에는 성장률이 1.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2011년이후 글로벌 성장률 밑도는 한국
입력 2016-10-24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