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마산 도깨비바람’에 가로막힌 ‘신바람’

입력 2016-10-23 18:15

NC 다이노스 김경문(58), LG 트윈스 양상문(55) 감독은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하나같이 바람을 변수로 지목했다. 마산구장에서는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돌풍이 분다. 홈런인 줄 알았던 타구가 파울폴 밖으로 떨어지는가 하면, 파울성 타구가 바람을 타고 외야 쪽으로 날아가 홈런으로 바뀐다. ‘마산 도깨비바람’. LG는 올해 가을야구에서 처음으로 서울을 벗어난 플레이오프 초반 마산 2연전에서 이 바람에 가로막혔다.

처음에 바람의 덕을 본 쪽은 LG였다. LG가 지난 21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 8회초 먼저 점수를 뽑았던 루이스 히메네스(28), 정상호(34)의 솔로포는 모두 바람을 탄 행운의 홈런이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마산 도깨비바람은 짜임새 없는 LG의 타격보다 집중력을 발휘한 NC의 방망이에 반응했다. NC는 9회말에만 5안타를 몰아쳐 3대 2로 승부를 뒤집었고, 이 기세를 몰아 2차전까지 2대 0으로 완승했다. NC의 2연승. 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다.

LG는 앞으로 1패만 더하면 탈락한다. 마운드보다 타선이 문제였다.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정규리그 4위 어드밴티지 포함 2승1패)부터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3승1패)까지 가을야구 초반을 휩쓸었던 LG 타선의 ‘신바람’은 마산 도깨비바람에 가로막혀 사그라졌다.

리드오프 김용의(31)는 6타수 무안타로 돌아서는 동안 볼넷조차 고르지 못해 한 번도 1루를 밟지 못했다. 타선에서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베테랑 박용택(37)은 8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5차례다. 준플레이오프 네 경기에서 5할대 타율을 작성했던 오지환(26) 역시 7타수 무안타다. 2번 타자 이천웅(28)과 4번 타자 히메네스는 경기마다 1안타씩 수확했을 뿐 팀타선의 부진을 만회할 정도로 맹타를 휘두르지 못했다.

마산 2연전에서 NC의 안타는 15개. LG는 그 절반도 되지 않은 7개였다. 경기마다 3점 이하로 막아 승리할 요건을 어느 정도 마련한 마운드와 다르게 타선은 테이블세터부터 클린업트리오까지 움츠러들었다. LG의 마산 2연패는 당연한 결과였다.

플레이오프 3, 4차전은 24일부터 이틀 동안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앞으로 남은 경기는 LG의 시즌 최종전이나 다르지 않다. LG가 돌아온 약속의 땅 잠실에서 반격할 방법은 타선의 부활뿐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