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퇴행성 관절염과 로봇 인공관절 수술

입력 2016-10-24 17:40
윤성환 수원이춘택병원 병원장
최근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정모(60·여)씨는 3년 전 어느날, 의사로부터 청천병력과 같은 말을 들었다. 무릎이 계속 쑤시고 시큰거려 병원을 찾았는데, 정형외과 의사가 말기 퇴행성관절염이라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렸다.

당시 주위 사람들은 젊은 나이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면 나중에 재수술이 필요하다며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조언했다. 정씨도 어떻게든 수술을 늦추고 싶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주사약과 물리치료, 통증클리닉, 한방 추나치료 등 갖가지 비(非)수술요법을 시도해봤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결국 손을 들고 수술을 받게 됐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반월상(半月像)연골이 외상이나, 비만, 노화 등 여러 원인으로 손상되고 닳아서 관절통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특히 사용빈도가 높은 무릎 부위의 퇴행성관절염은 노년층에서 흔하다. 최근 들어 야외활동과 레저인구 증가로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질환으로도 꼽힌다.

물론 퇴행성관절염이라고 해서 모두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초·중기의 퇴행성관절염은 약물 및 주사요법, 물리치료 등 비수술 보존적 방법만으로 어느 정도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말기에 이르면 소용이 없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방법밖에 없다.

문제는 퇴행성관절염의 발병 연령이 낮아지면서 인공관절 수술 시기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어떻게 하면 인공관절을 오래 쓸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이란 한마디로 손상된 부위의 뼈를 깎아내고 그 자리에 생체 친화적 특수 재질의 인공관절을 넣어주는 수술이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인공관절이 환자의 다리 중심축에 정확하게 삽입돼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고, 수명도 연장돼 평생 동안 재수술 부담 없이 오래 쓸 수 있다.

이를 위해 최근 들어 가장 각광받는 방법이 전산화 로봇 인공관절 수술이다. 이 수술은 로봇이 환자의 상태를 컴퓨터에 정확히 반영해 산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 수술을 먼저 해본 뒤 실제 수술에 들어가기 때문에 정교한 개인 맞춤 수술이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글=윤성환 수원이춘택병원 병원장, 삽화=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