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재 감초 뿌리가 시스플라틴 항암제를 사용했을 때 흔히 발생하는 부작용인 난청 방어에 도움이 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은 이비인후과 정연훈 교수와 김연주 강사 연구팀이 이독성(耳毒性) 약물 시스플라틴 사용 시 ‘코넥신43’이란 단백질이 난청을 일으키는데 관여한다는 사실을 규명, 국제 학술지에 보고했다고 24일 밝혔다. 나아가 연구팀은 이 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는데 감초 뿌리 추출물 ‘카베녹솔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처음으로 밝혀냈다.
시스플라틴은 암 치료에 널리 사용되는 대표적 항암제지만, 부작용으로 난청을 유발하는 게 흠이다. 또 내이에는 청각기능 유지를 위한 국소 칼륨 순환에 관여하는 ‘간극결합’이라는 이온채널이 존재하는데, 이 채널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가 코넥신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복강 내 시스플라틴제제 주사로 난청을 얻은 암 동물모델 생쥐(A군)와 이를 예방할 목적으로 카베녹솔론을 병용 투여한 암 동물모델 생쥐(B군)의 청력검사 및 청각유모세포 소실 정도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A군은 청력 저하로 40데시벨(㏈) 이하 낮은 소리에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됐다. 반면 카베녹솔론을 병용한 B군 생쥐는 25㏈ 정도의 낮은 소리도 들을 만큼 청력이 잘 유지·보존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카베녹솔론은 감초 뿌리 추출물을 주성분으로 개발된 항궤양제다. 연구팀은 그동안 이 카베녹솔론을 고막 내 주사 등과 같이 국소적으로 흡수시키는 방법으로 난청 치료제로 산업화할 가능성을 검증해왔다.
정 교수는 “약물이 온몸에 작용하지 않고 귓속 달팽이관에서만 작용하도록 제한하면 시스플라틴의 난청 부작용 방지 효과 이상의 난청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생화학 및 분자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안티옥시단츠 앤드 리독스 시스널링’(ARS)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항암제 사용으로 발생한 난청, 감초 뿌리 추출물로 예방 가능”
입력 2016-10-24 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