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朴 대통령, 죄의식 없는 확신범”

입력 2016-10-21 21:13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21일 박근혜 대통령을 가리켜 ‘죄의식 없는 확신범’이라고 발언해 국회 운영위원회가 발칵 뒤집혔다. 청와대 이원종 비서실장과 여당 의원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청와대 비서실 등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는 결국 파행됐다.

운영위 소속인 노 원내대표는 국정감사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을 제기하면서 “‘최순실 게이트’라 불리는 재단 관련 일의 머리는 대통령, 꼬리는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몸통은 차은택 감독 등 대통령과 특수관계에 있는 측근들”이라며 “(박 대통령은) 죄의식 없는 확신범”이라고 말했다.

이 비서실장은 “공식석상에서 국가원수에 대해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며 “대한민국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라고 강력 반발했다. 여당 의원들도 노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며 가세했다. 운영위원장인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민들이 보고 있는 국정감사에서 대통령을 향해 그렇게 표현한 것은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은 “우리 스스로 뽑은 대통령을 우리 스스로 범죄인으로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정치의 본령이 싸움이라고 해도 금도를 넘어서는 안 된다”고 거들었다.

노 원내대표도 자신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대통령은 미담이라고 생각하지만 대통령이 말하는 순간 위력에 의한 영업방해나 다름없게 된다”며 “대통령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니 죄의식이 없는 것이 사실이지 않으냐. 확신범이라는 게 사실이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정 위원장은 새누리당 의원들과 노 원내대표 간 공방이 계속되자 여야 3당 간사 간 논의를 주문하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