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21일 최근 미르·K스포츠재단을 비롯해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아는 사이는 분명하나 절친하게 지낸 건 아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의 청와대 비서실 국정감사에서 ‘최씨가 박 대통령을 언니라고 부르며 40년간 고락을 함께했다는 세간의 지적에 대한 사실관계를 밝혀 달라’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질의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이 실장은 “(최씨가 박 대통령을) 언니라 부르거나 절친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감에서는 박 대통령과 최씨 관계와 관련한 여러 의혹을 두고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새누리당 민경욱 의원은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에 개입했다는 언론 보도를 언급하며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냐”고 물었다. 이 실장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믿을 사람이 있겠느냐”며 “시스템으로 성립이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 실장은 최근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씨가 청와대에 수시로 드나든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대통령께서는 친형제까지도 멀리하는 분인데, 수시로 드나들고 밤에 만난다는 말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제가 생각하기에 비선 실세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실장은 최씨 측근으로 언급된 펜싱 선수 출신 고영태(40)씨와 청와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언론을 통해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만 안다”고 답했다.
김대중정부에서 청와대 비서관을 역임한 민주당 이훈 의원은 “최씨가 청와대에 왔다간 적이 없다고 정말 확신할 수 있느냐”고 이 실장을 압박했다. 이 의원은 “아무도 모르게,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청와대 관저 출입이 가능하고, 관저에서 대통령이 연설문을 볼 때 옆에 있으면 조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실장은 “본 일도, 들은 일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새누리당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도 최씨 딸 정유라씨가 ‘아버지가 박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다’고 국제승마연맹 프로필에 허위 기재한 점을 지적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최씨가 호가호위하고 다니니까 저렇게 젊은친구가 거짓으로 프로필을 올리는 것”이라며 “최씨를 고발하고 싶은 심정으로 수사를 촉구한다”고 했다.
글=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대통령, 최순실 알지만 절친은 아니다”
입력 2016-10-22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