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공산당의 대장정(長征) 80주년을 맞아 중국의 ‘대장정 띄우기’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
장제스의 국민당 군에 쫓겨 1934년 10월 10일 장시성 루이진에서 출발한 공산당 홍군(인민해방군의 전신)의 제1방면군은 1년여 대장정 끝에 1935년 10월 19일 산시성 우치현에 도착했다. 이후 장궈타오 휘하의 제4방면군과 후난성, 쓰촨성의 홍군들로 구성된 제2방면군이 제1방면군에 합류한 1936년 10월 22일은 홍군 장정 승리일로 기념되고 있다. 대장정 기간 마오쩌둥은 공산당 최고 지도자로 발돋움했다.
대장정 승리 기념일을 하루 앞둔 2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는 ‘홍군 대장정 승리 80주년 기념 대회’가 열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상무위원들을 비롯한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다. 관영 CCTV와 모든 포털 사이트가 대회를 생중계했다.
시 주석이 대장정 관련 행사에 참석한 것은 올 들어 4번째다. 지난 19일 시 주석은 다른 공산당 지도부와 노병 등 3000여명과 함께 ‘영원한 대장정’ 공연을 관람했다. 지난 7월 닝샤후이족자치구 장타이바오에 있는 ‘홍군 기념비’에 헌화한 데 이어 지난달 23일에는 베이징의 기념 전시회를 찾았다.
중국의 대장정 띄우기는 공산당의 정통성과 집권 정당성을 강조하고 중국 국민을 하나로 단합시키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특히 24일부터 열리는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18기 6중전회)를 앞두고 핵심 의제가 될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과 반부패 개혁에 대해 국민의 지지를 모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시 주석은 80주년 대회에서 1시간여에 걸친 연설을 통해 대장정 승리의 주역이 바로 공산당임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시 주석은 마오쩌둥 전 주석의 “대장정 승리는 누가 이끌었나? 바로 당이다. 공산당이 없었다면 대장정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인용했다. 그는 특히 “공산당의 지도는 중국 혁명, 건설, 개혁의 끊임없는 승리의 근간이며 중국식 사회주의의 최고 보증 수표”라고 강조했다.
관영 매체들은 특집 기사와 다큐멘터리, 드라마를 집중 방영하면서 대장정 분위기를 고조시켜 왔다. CCTV는 2005년 제작된 ‘대장정’을 재방송하고 있고 22일부터는 미국의 저명 언론인 에드거 스노의 저서 ‘중국의 붉은 별’을 기반으로 제작된 30부작 드라마도 방영될 예정이다.
대장정의 주요 유적지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인민일보는 지난 국경절(10월 1∼7일) 연휴 동안 대장정 노선에 들어선 ‘홍색’ 유적지를 찾은 관광객들이 지난해에 비해 배가 늘었다고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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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대장정 띄우기’ 절정… 반부패 개혁 강조
입력 2016-10-22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