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정부 정신 나간 정권” vs “종북놀음 찌질한 정당”

입력 2016-10-21 00:00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송민순 회고록과 관련해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 '내통'이라고 발언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시키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송민순 회고록’에 대한 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의 국정감사 발언이 또 다른 진실게임 논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특히 논란의 당사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누리당을 “종북놀음에 빠진 찌질한 정당”이라고 비난하자 새누리당은 “(노무현정부는) 정신 나간 정권”이라고 맞받아치는 등 양측의 감정싸움도 격화되는 양상이다.

전날 국정원에 대한 국회 정보위원회 국감에서 나온 이 원장의 발언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자 여야 모두 20일 회고록에 등장한 2007년 11월 청와대 회의 및 대북 통지 기록을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보위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 정보위 간사인 이완영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이완영 의원이 (이 원장의 답변을 곡해해) 완전히 소설을 썼다”며 “(전날 정보위 브리핑은) 사기브리핑”이라고 지적했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었던 김경수 의원도 2007년 11월 16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주재한 관계 장관 회의에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결정이 이뤄졌다는 내용의 회의 기록이 있다고 밝혔다. 사후통보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민주당 박완주 의원은 국회 운영위 국감에서 “16일 회의에 배석한 김 의원의 기록에는 노 전 대통령이 ‘부담이 되더라도 모험이 안 되게 가자. 외교부 장관이 양보를 해라. 기권하는 것으로 하자’고 말했다는 내용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박명재 사무총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문 전 대표에 대한 명예훼손 및 모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새누리당도 노무현정부의 ‘대북 결재’ 의혹을 기정사실화하며 공세 수위를 강화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이 원장 발언을 소개하며 “이 원장이 국감장에서 회고록’에 대한 개인적인 독후감만을 얘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사건의 진실이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김성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신 나간 정권이 아니고서야 (이럴 수 있느냐)”라며 “이런 행위를 한 사람들이 다시 정권을 잡겠다고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공방이 가열되면서 양측은 국가 기밀 공개 가능성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관련 기록을 모조리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국정원을 상대로 2002년 박근혜 대통령 방북 및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면담 기록 일체, 2007년 북한인권결의안 관련 원본 기록 공개를 요구했다. 새누리당 ‘문재인 대북결재 요청사건 진상규명위원회’도 관련 청와대 회의록 등을 관련 상임위를 통해 요청한 상태다.

문 전 대표는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새누리당만 과거 10년 전 일로 색깔론·종북놀음에 빠져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며 “제게 타격을 줄 수 있을까 그 궁리 때문에 그런 것 아니겠느냐. 그러거나 말거나 저는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으러 다니겠다”고 말했다.

문동성 전웅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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