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더블루케이’에 자금유입 없었다는데… 돈 이동 라인은?

입력 2016-10-21 04:30
전해철 의원(앞줄 왼쪽 두 번째) 등 더불어민주당 최순실 게이트 편파기소 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0일 최순실씨 의혹에 대한 검찰의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최모(56) 변호사는 ‘딸을 독일에 스포츠유학 보낸 여사장’의 부탁을 받고 더블루케이 한국법인에서 임원으로 일하기 시작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여사장은 “유럽에 자녀를 유학시키려는 부모들을 위한 것”이라며 “내 경험을 바탕으로 스포츠 관련 컨설팅을 제공하는 회사를 독일에 만들도록 도와 달라”고 최 변호사에게 의뢰했다. 최서원이라는 이름으로 여사장을 만났기 때문에 최 변호사는 그가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였다는 것을 최근 언론보도로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최 변호사는 지난 3월 14일 더블루케이 한국법인 법무이사로 취임해 2주 만인 같은 달 29일 대표이사가 돌연 사임하자 대표이사 자리에 앉게 됐다.

최 변호사는 K스포츠재단의 기업 모금과 관련된 비리 의혹, 최순실씨 딸 정유라(20)씨 지원 의혹 등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자금 지원은커녕 매월 2000만원 내외의 적자를 봤다고 강조했다. 수입 없이 적자만 누적되자 “문을 닫는 게 낫겠다”는 의견까지 피력했고, 지난 7월 결국 사임했다. 아직 정식 등기는 이뤄지지 않았다.

더블루케이는 공익법인인 K스포츠재단의 자금이 최순실씨 측으로 흘러가는 통로로 쓰였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최 변호사 말대로라면 법적 대표이사도 모르는 ‘라인’을 통해 외부자금 입출금이 이뤄졌거나, 더블루케이를 통한 ‘돈의 이동’이 아직 실행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K스포츠재단이 더블루케이 독일법인과 직접 거래했을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4개월 남짓 대표이사를 지낸 최 변호사는 “계약 등 업무가 있을 때만 회사에 들러 잘 모른다”고 했다. ‘잘 모른다’고 답한 것 중 하나는 최씨 측근으로 지목된 고영태(40)씨 부분이다. 최 변호사는 사내이사였던 고씨에 대해 “작은 회사인데도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고 언급했다. 최씨가 최 변호사에게 “(고씨의) 업무감독을 하라”고 말했지만, 스포츠 분야를 잘 몰라 여의치 않았다고 한다.

고씨는 ‘고민우’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했다. 한독상공회의소는 지난 4월 말 기존 회원들에게 더블루케이를 신입회원으로 소개하며 최 변호사를 대표로, ‘고민우’를 상무이사로 알렸다. 최 변호사는 고씨가 더블루케이에 앞서 유사한 목적의 광고·스포츠마케팅 회사 ‘코어플랜’을 운영했다는 사실(국민일보 10월 20일자 1면 보도)에 대해 몰랐다고 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고씨가 왜 다른 이름으로 활동했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해외에 체류 중인 그는 “독일 회사(더블루케이 독일법인)로 재단(K스포츠)에서 자금이 갔는지 궁금하다”며 “재단의 자금 유용 여부는 계좌 추적으로 확실히 밝혀질 것”이라고도 했다.









황인호 이경원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