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사고’ 기관사 과실 가능성

입력 2016-10-21 00:03 수정 2016-10-21 00:06
지하철 5호선 김포공항역 사고 당시 승객이 끼인 상태에서 열차가 출발해 4-1 승강장안전문(PSD) 지점의 상부가 진동했고 세 차례 멈춰섰는데도 기관사는 사고 현장을 확인하지 않고 출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20일 서울도시철도공사(도철)의 CCTV 분석결과에 따르면 제5016열차가 19일 오전 7시14분44초 김포공항역에 도착해 열차 출입문과 PSD를 개방 후 닫고 37초 만에 출발했으나 2초 만에 갑자기 멈춰섰다. 이후 기관사는 열차 출입문을 다시 열고 닫은 후 7시16분10초에 1차 재출발했다.

하지만 3초 뒤 PSD 4-1지점 상부가 진동하자 기관사는 열차 정지와 출발을 거듭했고 오전 7시17분48초에 3차 재출발했다. 이어 7초 뒤에 3-4지점 비상문으로 사고를 당한 김모씨가 튕겨 나왔다. 기관사는 오전 7시19분3초 개화산역에 도착한 뒤에야 사고를 인지했다고 진술했다.

정윤영 서울도시철도공사 조사처장은 “김포공항역에서 출발과 동시에 비상경보로 다시 정차해 신원미상의 남자승객이 ‘출입문을 열어주세요’라는 통화에 따라 열차 출입문을 약 27초간 개방한 후 열차 출입문을 닫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열차 출발 시 PSD 진동이 확인되고 열차가 11초간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도철 내부 규정에 따르면 기관사가 인터폰(내부 비상벨)으로 비상통화를 하게 되면 (문제가 된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사고 당시 승강장 안전문 작동상태는 센서기능을 포함해 정상가동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김포공항역 4-1지점∼3-4지점에 있는 승강장안전문의 장애물 검지센서가 휘어졌는데 이는 사고자와 접촉에 의해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고 도철 측은 설명했다.

2005년 최초로 건설된 김포공항역은 기관사 조작반에서 PSD를 수동 취급해야 열 수 있다. 조작반은 기관사실 옆 승강장끝에 있기 때문에 기관사가 운전석 문만 열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있다. 하지만 기관사는 조작반을 취급하지 않았다.

PSD가 닫히는 과정에서는 장애물 센서에 이물질이 검지되면 자동으로 열리게 되지만 닫힘이 완료된 상태에서는 장애물 센서기능이 종료되기 때문에 이물질이 존재해도 PSD가 열리지 않는다.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는 사망한 김씨가 열차 출입문과 PSD 장애물 센서에 검지되지 않고 어떻게 중간에 끼이게 됐느냐이다. 도철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는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와 관련해 21일 긴급 업무보고를 받고 철저한 사실규명과 함께 조사결과에 따른 강력한 조치를 촉구할 계획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