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0일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했으나 수 초 만에 공중폭발했다. 한·미 외교·국방(2+2)장관회의와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개최 시점에 맞춘 무력시위이자 닷새 전 무수단 발사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잇단 실패로 체면을 구겼다.
미국 전략사령부는 “북한이 오후 6시(한국시간 20일 오전 7시)쯤 평안북도 구성시 부근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탐지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역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패 사실을 공개하면서 중거리 탄도미사일인 무수단으로 추정되며,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15일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닷새 만에 같은 장소에서 추가 도발을 감행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는 이번이 8번째다. 지난 4월 1차 발사에 실패한 뒤 6월까지 평균 2∼3주 간격으로 무수단을 발사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불과 닷새 전인 지난 15일 7차 발사에 실패한 후 같은 주에 또 다시 무수단을 쏘아올려 발사 패턴이 급격히 짧아졌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무수단 발사 속도를 높인 것은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일정 궤도에 오른 핵실험의 간격이 올 들어 급격히 빨라졌듯 무수단 역시 기술 개선보다는 정치적 필요에 따라 발사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 양국이 한반도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를 적극 모색하는 시점에 맞춰 위협의 강도를 끌어올린 것으로도 풀이된다.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우주개발국 대변인 담화에서 “우리의 주체 위성들은 박근혜 역적패당의 가소로운 방해 책동을 박차고 만리창공 높이 계속 솟구쳐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北, 5일 만에 무수단 또 발사 ‘실패 만회용’ 미사일 또 실패
입력 2016-10-20 17: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