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째 성장률 6.7% 中 ‘통계 마사지’ 의혹

입력 2016-10-20 18:09 수정 2016-10-20 21:19

중국이 또 통계조작 의혹에 휩싸였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분기 연속 6.7%로 동일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같은 수치가 3분기째 이어진 것은 중국이 분기 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처음이다. 영국 컨설팅회사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언 에번스프리처드 연구원은 “분명히 데이터를 만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너무 심하게 ‘마사지’하면 외국에서 조사할 수도 있음을 감안해 0.1∼0.2% 포인트 정도만 조작했을 것으로 본다. 금액으로는 100억∼20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의 브라이언 잭슨 연구원은 “중국은 ‘기타 서비스’ 항목을 조작 대상으로 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통계 마사지에는 부풀리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낮출 때도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 6.7%는 실제보다 부풀려진 반면 3분기의 6.7%는 축소됐다는 의견이 많다. 정부가 연간 성장률 목표를 못 박았기 때문에 이 같은 조작이 일어난다. 말레이시아 금융사 RHB캐피털의 판장 연구원은 “성장세가 둔화되는데 2020년까지 연간 성장률 목표 6.5%에 맞추려면 조작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리커창 총리도 2007년 랴오닝성 서기 시절 “성장률이 조작돼 믿을 수 없어 전력소비량, 철도화물운송량, 은행대출 잔액을 살펴본다”고 말했다. 이후 세 지표를 종합한 ‘리커창지수’가 만들어졌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