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V20가 내세우는 이미지는 ‘튼튼한 스마트폰’이다. 견고함을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은 험난하다. 1m 높이에서 떨어지고, 200일 이상 온종일 켜놔도 제대로 작동돼야 한다. 사막의 모래보다 고운 입자의 먼지에도, 세찬 비바람에도 견디는 건 기본이다. 혹독한 시험 끝에 LG전자의 V20는 미국 국방부 군사표준 규격 중 낙하 테스트를 통과했다.
지난 19일 V20의 생산기지인 ‘LG 디지털 파크’를 찾았다.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이곳은 TV, 스마트폰 등 LG전자 제품들의 연구개발, 생산 등을 책임지는 제조복합단지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곳은 G2동으로, 개발 지원과 품질 검증, 생산과 출하가 이뤄진다.
건물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방진복을 입고 덧신을 신은 뒤 세찬 바람을 맞으며 에어샤워를 해야만 입장할 수 있다. 먼지를 털어내고 보니 23개 조립라인이 눈앞에 길게 펼쳐져 있었다. 직원들은 각자 정해진 자리에서 조립과 제품 테스트가 한창이었다.
최종 조립라인 공정 중 테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다. 테스트용 배터리를 부착한 V20 기기들은 일렬로 늘어서 시험대에 오르기를 기다렸다. 마이크, 스피커 등 기본적 특성은 자동화 설비가 테스트를 담당하지만 버튼을 누르는 느낌이나 영상, 소리 등을 확인하는 작업은 사람이 직접 한다. LG전자 단말제조팀 김승렬 부장은 “대부분 공정이 무인화되고 있지만 감성적인 부분은 사람이 직접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품질을 테스트하는 연구실에는 여러 시험 장비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스마트폰을 사람의 손 높이인 1m에서 여러 각도로 떨어뜨리거나, 회전하는 통에 넣어 연속 낙하하는 시험이 진행된다. 이어폰 잭을 반복해서 넣었다 빼거나, 볼륨 버튼을 반복적으로 누르는 기계들도 있다. 시험 과정에서 탈착 가능한 배터리가 분리되거나 스크래치가 날 수는 있지만 중점적으로 체크하는 부분은 제대로 작동하는지다. 실제로 수차례 철판 바닥에 떨어진 V20는 멀쩡히 작동됐다.
튼튼한 기기를 만들기 위한 시험들은 현재진행형이다. 디스플레이 위로 쇠구슬을 떨어뜨리거나, 비틀거나, 사람이 깔고 앉는 경우를 가정하는 등의 시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고된 시험을 통과한 스마트폰만이 공장 밖으로 나갈 수 있다. LG 디지털 파크에서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월 330만대, 연 3960만대 수준이다. 이날 6개 라인에서 생산된 V20는 2만4000대가량이었다.
평택=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혹독한 테스트 뚫은 ‘튼튼한 스마트폰’ V20
입력 2016-10-20 18:49 수정 2016-10-20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