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매주 경제팀 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한다. 한 주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다음 주는 현안과 관련된 부처 장관들과 회의를 한다는 것이다. 시급한 경제 현안에 기동성 있게 대응한다는 취지다. 한국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 지는 오래됐다. 하지만 이제는 낙관론자들도 위기론을 언급할 지경이 됐다. 우리 경제를 견인해 온 수출은 물론 내수도 위태롭다. 수출은 2015년 1월부터 현재까지 지난 8월을 제외하고 21개월간 전년 대비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 내수는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겨우 유지돼 왔는데, 이마저 한계에 봉착했다. 미국 금리 인상 움직임과 빠르게 늘어나는 가계부채에 금융권이 대출을 조이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기 시작했다. 금리가 1% 포인트 오르면 빚을 못 갚는 한계가구가 8만8000가구 늘어난다. 결국 최근의 금리 오름세는 부동산에 의존한 성장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는 강력한 신호다.
조선·철강·해운 등에 대한 구조조정도 시급하다. 이런 가운데 한계기업이 계속 늘고 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기업이 지난해 기준 3278개로 5년 새 36.6% 증가했다. 이런 기업들을 도려내지 않으면 우량 기업으로 갈 몫을 빼앗아 결국 경제 전반에 큰 부담이 된다. 이처럼 위기 징후가 뚜렷하고 할 일이 산적해 있는데도 정책 당국의 말과 행동은 전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마스터플랜 부재와 정책 혼선으로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할 유 부총리의 잦은 말실수와 업무 장악력 부족도 역할을 했다. 경제 정책이 표류하는 게 더 문제라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경제팀의 매주 회의 개최가 경제정책 당국의 심기일전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현재 경제정책 당국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크게 두 가지다. 단기적으로는 추가적인 경기 하강을 막으면서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고통스럽더라도 한계기업 등에 대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하지만 때를 놓치면 진짜 위기의 폭풍우에 휘말릴 수 있다. 유 부총리를 포함한 경제팀이 비상한 각오로 진력해야 할 시점이다.
[사설] ‘유일호 경제팀’ 비상한 각오 필요하다
입력 2016-10-20 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