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전자발찌를 훼손한 40대 성폭행 전과자가 쏜 총에 맞아 경찰이 숨졌다. 이 피의자는 직접 만든 사제 총을 들고 경찰과 총격전까지 벌이며 대치하다가 결국 검거됐다.
19일 오후 6시20분부터 서울 강북구 번동의 한 주택가에서 ‘사람들이 싸운다, 총소리가 난다’는 112 신고가 17차례 접수됐다. 서울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 소속 김창호(54) 경위는 오후 6시29분 현장에 도착했다. 피의자 성모(46)씨는 이미 이모(67)씨를 향해 사제 총을 몇 차례 발사하고 이를 피해 도망친 이씨를 붙잡아 망치로 때린 뒤 인근 공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뒤를 쫓은 김 경위는 4분 뒤 오패산터널 부근에서 성씨와 마주쳤고, 성씨가 쏜 총에 왼쪽 어깨 부분을 맞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성씨와 총격전을 하며 대치한 끝에 주변 시민 3명의 도움을 받아 오후 6시45분 성씨를 붙잡았다. 성씨는 모두 16정의 사제 총을 소지하고 있었고, 칼도 7개나 갖고 있었다. 성씨에게서 사제 폭탄도 발견됐으나 작동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강북경찰서는 성씨를 살인 혐의로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경찰 조사결과 성씨는 특수강간 등 전과 9범으로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성씨는 범행 직전인 오후 6시25분쯤 전자발찌를 부엌칼로 훼손했다. 또 자신의 SNS에 “경찰을 죽이겠다”는 등 경찰에 대한 적개심을 담은 글을 수차례 올렸다. 경찰은 성씨의 정신 병력도 확인 중이다.
사고 소식을 접한 김 경위의 아내와 아들이 병원으로 달려왔지만 김 경위는 오후 7시40분쯤 숨을 거뒀다. 김 경위의 동료 경찰관들도 병원을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퇴근길 서울 한복판서 총격전… 경찰 1명 사망
입력 2016-10-19 21:44 수정 2016-10-20 0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