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 사건의 시작은 폭행 사건이었다. 19일 오후 6시27분쯤 112로 “서울 강북구 번동 415-22번지 앞 길가에서 누군가가 피해자 머리를 둔기로 쳐서 피투성이다”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폭행 용의자인 성모(46)씨가 피해자 이모(69)씨를 향해 쫓아가며 자신이 갖고 있던 사제 총기를 발사했지만 맞지 않자 넘어진 이씨의 머리를 둔기로 수차례 내리친 것이다. 이씨는 성씨가 소유한 건물 세입자로 두 사람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사건이 일어나기 전 말다툼을 벌이던 중 성씨가 총기를 가지고 나와 이씨가 황급히 도망간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강북경찰서 번동파출소에 근무하는 김모 경위 등 경찰 2명이 조사를 위해 현장에 출동했다. 이때 성씨는 강북구 오패산터널 옆 언덕 위로 도주하고 있었다. 성씨는 순찰차가 보이자 풀숲에 숨었다. 성씨는 오후 6시30분 김 경위가 순찰차에서 내리자 그를 향해 사제 총기를 발사했다. 김 경위는 어깨 뒤쪽을 맞고 바로 쓰러졌다. 곧 뒤이어 이모 경위가 다른 순찰차를 타고 도착해 공포탄 1발, 실탄 3발을 발사했다. 성씨도 응사(應射)하면서 총격전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성씨는 주변 건물로 올라가며 도주하다가 팔에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부상을 입고 건물에서 내려오는 성씨를 오후 6시40분 붙잡았다. 경찰은 “검거에 시민들의 도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검거 당시 성씨는 방탄복을 입고 있었다. 총격전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건 현장에서는 성씨가 갖고 있던 사제 총기 6정도 같이 수거됐다. 총기는 나무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에서 총기 제작법을 보고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조사결과 성씨는 특수강간 등 전과 9범으로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이를 훼손하고 달아난 혐의로 수배 중인 상태였다. 훼손된 전자발찌는 검거 현장 주변에서 발견됐다.
성씨의 총을 맞고 쓰러진 김 경위는 곧바로 도봉구 한일병원으로 옮겨졌다.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결국 오후 7시40분쯤 사망했다. 폭행 피해자 이씨도 한일병원으로 옮겨졌고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의식이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붙잡힌 성씨를 상대로 사건 경위, 사제 총기를 입수한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글=윤성민 오주환 기자 woody@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특수강간 등 전과 9범… 사제 총 6정·방탄복 총격전
입력 2016-10-19 2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