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사회복지 EXPO 2016] “개성공단, 北에 南과 함께면 안굶는다 인식 심어”

입력 2016-10-19 21:15
2016디아코니아코리아조직위원회가 19일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개최한 ‘디아코니아 영성집회’에서 다문화가족 합창단 ‘필로세’가 각국의 전통 의상을 입고 찬양을 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한국기독교사회복지엑스포 넷째 날인 19일 2016디아코니아코리아조직위원회는 서울 중구 세종대로 서울시의회에서 ‘북한 디아코니아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인도적 차원의 대북 지원 재개를 촉구했다. 이어 서울 명성교회(김삼환 목사)에서 ‘디아코니아 영성집회’를 갖고 섬김의 영성을 실천하자고 다짐했다.

임형준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장은 ‘인도적 대북지원’ 주제발표에서 “임신부가 임신을 하고 영유아가 2세가 될 때까지 1000일 동안 산모, 영·유아에게 철분과 요오드 비타민 등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영양분”이라며 “만약 이 시기 영양실조를 겪으면 태아는 심각한 뇌손상과 지능저하를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2012년에 실시한 북한 영양실조 실태 조사에 따르면 영·유아 3명 중 1명이 영양실조 상태로, 평양은 20%, 양강도는 40%가 영양실조에 걸려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영·유아의 평생 건강을 좌우하는 임신 후 1000일 동안 영양분을 공급하는 WEP의 슈퍼시리얼 지원 사업은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탈북민 목회자인 유대열 하나로교회 목사는 “북한 주민들은 ‘남한과 미국의 경제봉쇄와 압살정책 때문에 수십년 째 굶주리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두 나라에 대한 미움이 크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혈맹국가인 중국이 북한을 돕고 있어 주민들 사이에선 ‘남한과 미국 때문에 굶어죽고 중국 때문에 먹고 산다’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유 목사는 “지난 10년간 개성공단에서 벌어들인 외화가 김정은의 통치자금으로 흘러간 것은 사실이지만 그 기간 북한주민에게 ‘김정은 밑에 있다간 굶어죽지만 남한 사람과 같이하면 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걸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하고 민간차원의 대북 지원을 조속히 재개하자고 촉구했다. 이기범 ㈔어린이어깨동무 이사장도 “생존의 위협을 받는 북한 취약집단을 돕기 위해선, 비핵화 등 당면 목표와 별개로 인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저녁 열린 영성집회는 다문화가족 40여명으로 이뤄진 합창단 ‘필로세’의 찬양으로 시작했다. 필로세는 ‘내가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뜻의 헬라어다. 밀알복지재단 상임대표 정형석 목사는 ‘은혜와 섬김’(고후8:1∼9)을 제목으로 한 설교에서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그 감사함을 섬김으로 표현한 마게도냐교회를 닮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섬김이 또 다른 방식의 선교임을 깨달아 노인과 장애인, 다문화 가정 등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일에 나서자”며 “그 섬김에서 진정성이 드러날 때 믿지 않는 이들도 감동을 받고 한국교회도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말을 전한 김삼환 조직위 대표대회장은 “예수님은 이 세상에 오셔서 섬김을 받지 않고 오히려 십자가에 죽기까지 섬기셨다”면서 “오늘도 하나님은 섬기는 존재로 우리를 부르고 계신데 그 명령에 적극 따라야 할 것”이라고 권면했다.

집회에서는 서해안 기름유출사고 때부터 서해안살리기 현장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이광희 목사와 용산참사 유가족 전재숙 집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격려금을 전달하는 순서도 가졌다. 참석자들은 조성기 조직위 실무준비위원장의 선창에 따라 “한국교회가 개 교회 중심적이고 교단 이기적인 사회봉사를 넘어서 전문적인 디아코니아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봉사의 일치를 추구하겠다”고 선언했다.

글=백상현 이사야 기자 100sh@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