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첫 직선 대통령 조코 위도도(55)가 20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그는 ‘조코노믹스’라 불리는 일련의 경제개혁을 추진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국민 지지율은 66%에 달한다. 중국과의 어업권 분쟁에 단호하게 대응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중국과 부닥치는 지역은 남중국해 나투나 제도다. 황금어장인 이곳은 인도네시아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지만 중국이 일부를 자국령이라고 주장한다. 위도도는 2014년 취임 이후 나투나 제도에서 조업하는 외국 어선을 폭파해 침몰시키는 강경책을 폈다. 이달 초에는 이곳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공군 훈련도 실시했다.
위도도는 18일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나투나 제도는 인도네시아 영해고, 이곳 자원은 우리 것이므로 불법 조업하는 선박을 그대로 놔둘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군사행동을 취하는 것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주권”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불법 조업 어선 폭침을 자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경제협력을 통한 이익을 생각하면 중국과 계속 척지고 지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인도네시아 직접투자(FDI)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2억 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10억 달러로 늘었다.
친기업적 규제 철폐와 인프라 확충을 골자로 하는 조코노믹스는 서서히 효과를 내는 중이다. 2분기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했다. 위도도의 목표인 7%에는 못 미치지만 양호한 성적이다. 자카르타 주가지수는 지난 6월 중순 이후 13% 치솟았다. 수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루피아화 가치는 올 들어 미국 달러화 대비 5% 이상 올랐다.
다만 주요 공약인 발전소와 고속철도 건설 사업은 진행이 더디고, 해외직접투자액 증가 규모도 기대에 못 미친다. 위도도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시장과 대중의 신뢰, 해외 투자자의 신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구 판매업을 하던 위도도는 정계 입문 9년 만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수라카르타 시장과 자카르타 주지사 시절 아웃사이더 출신의 반부패 파이터로 각인된 것이 빠른 정치적 성장의 비결이다. 반부패 사정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위도도 대통령은 “장관 9명과 주지사 19명, 지방정부 고위급 300여명, 국회의원 100명이 부패 혐의로 수감됐다”며 “환경이 개선될 때까지 혹독한 반부패 사정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에는 아동 대상 성범죄자의 화학적 거세 허용을 골자로 하는 아동보호법 개정안이 인도네시아 국회를 통과했다. 위도도는 “헌법은 인권을 존중하지만 아동 대상 성범죄에는 타협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50.6%이던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66.5%로 상승했다.
글=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反부패·親기업’ 치솟는 조코위 인기
입력 2016-10-20 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