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2시 요란한 싸이렌 소리가 울리자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시청 직원들이 계단을 이용해 시청을 빠져 나와 광장으로 급히 대피했다. 곧이어 경기도 성남시 남한산성에서 진도 6.8 규모의 강진이 발생했다는 지진경보가 발령됐다.
박 시장은 광장에 설치된 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상황판단회의를 주재하며 강진 발생에 따른 방재대책을 논의했다. 이어 반포수난구조대 헬기장에 도착해 헬기를 타고 현장대응훈련이 진행되고 있는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아파트 3단지로 급히 이동했다. 시청 광장에서는 긴장한 시민들이 심폐소생술과 소방호스를 사용한 불끄기 등 방재훈련에 참가했다.
박 시장은 고덕주공아파트 현장 지휘소에서 수도방위사령관, 서울경찰청장, 강동구청장 등과 대책회의를 갖고 즉각적인 방재에 나섰다. 또 지진발생 상황을 시민들에게 자세히 알리고 행동요령을 안내하는 ‘대시민 발표’ 후 훈련현장을 직접 돌아보며 대응상황을 꼼꼼히 점검했다.
박 시장은 “오늘 훈련의 핵심은 사회기반시설이 완전히 마비된 최악의 상황에서 화재와 붕괴, 오염 등의 복합 재난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경주 지진 이후에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고 서울 인근에도 (활성)단층이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오늘 훈련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번 훈련은 지진에 특화된 역대 최대 규모의 첫 방재 종합훈련이다. 강진이 발생해 붕괴, 화재, 방사능 누출 등 47개의 복합재난이 일어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상태에서 시민대피훈련, 상황관리훈련, 현장대응 훈련이 동시에 진행됐다.
이날 민방위의 날을 맞아 전국 시·군·구 256곳에서 군·경찰·소방관 9600여명과 공무원 4만1900여명, 민방위대원 12만700여명, 지역주민 2만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지진대피훈련이 실시됐다. 각 지역의 구청과 읍사무소, 동주민센터, 아파트단지, 초등학교와 어린이집, 백화점과 지하도상가 등에서 대규모 강진 발생으로 주요시설 및 건축물이 흔들리고 붕괴가 우려되는 실제 상황을 가정해 지진경보 발령→실내인원 대피경보→해제경보 발령 순으로 훈련이 진행됐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도 세종시 한솔초등학교를 찾아 지진관련 현장훈련을 점검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진경보 발령 시 실내에 있는 사람들은 책상이나 탁자 밑으로 몸을 숨기거나 운동장, 인근 광장·공원 등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해야 한다. 또 출입구 개방, 전기·가스차단, 위험물·낙하물 회피요령 등 지진발생시 실내 긴급조치 사항 등 행동요령을 숙지해야 한다. 운행 중인 차량은 도로우측 갓길에 정차한 뒤 차내에서 훈련방송을 청취해야 한다.
글=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남한산성 6.8 강진… 대피하라!”… 전국 256곳 실전 같은 지진 훈련
입력 2016-10-19 2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