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공룡들이 PC 시장에서 연말 격전을 준비하고 있다. PC 운영체제(O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아이폰과 연동을 내세워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애플 ‘맥OS’,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을 PC로 전이시키려는 구글 ‘크롬OS’ 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IT 매체 리코드는 애플이 27일 맥북 신제품 출시 행사를 개최할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이 맥북 신제품을 내놓는 건 4년 만이다. 신제품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터치스크린, USB-C 포트 등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의 성공으로 최근 몇 년간 애플의 PC 라인업인 맥의 판매량도 증가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신제품 출시는 하드웨어 개선을 통해 맥 판매량을 늘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공개한 맥OS ‘시에라’는 아이폰에 탑재된 시리를 맥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하는 등 스마트폰과 연동을 더욱 강화했다.
MS는 애플 신제품 발표 하루 전인 26일 윈도10을 탑재한 새로운 서피스 제품을 선보인다. MS는 올인원 PC 형태의 서피스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 새로운 노트북을 비롯해 윈도10을 탑재한 협력업체의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IT매체 더 버지가 보도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구글 크롬OS를 탑재한 크롬북 프로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크롬북은 저사양에 낮은 가격의 제품 위주였지만 크롬북 프로는 고사양을 갖춘 프리미엄 제품이다. 12.3인치 화면에 해상도는 2400×1600으로 풀HD(1920×1080)보다 높다. S펜도 탑재됐으며 배터리 사용 시간은 10시간에 달한다. 가격은 499달러(약 56만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최소 1000달러 넘는 맥북이나 서피스에 비해 가격이 절반 이하 수준이다. 크롬북은 높은 사양을 요구하지 않고 별도로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가격이 낮은 편이다.
PC 시장 감소세에도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건 연말 특수 때문이다.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을 앞두고 신제품을 공개해 매출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고사양 크롬북의 등장은 PC 시장 전반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PC 시장이 전반적으로 쇠퇴하고 있지만 크롬북은 혼자 약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3분기 PC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줄었다. 8분기 연속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크롬북은 두 자릿수 성장세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크롬북 출하량이 1020만대로 지난해 750만대보다 36%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2분기에는 크롬북 판매량이 맥북을 추월할 정도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교육용 시장을 중심으로 크롬북이 보급됐지만 고사양 모델이 등장하면 개인용 PC시장에서도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연말 PC 특수 잡아라”… 애플·MS·삼성 ‘신제품’ 경쟁
입력 2016-10-2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