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십자가 1500점… 예수님 사랑 느껴보세요

입력 2016-10-20 21:13

박상용(55·사진) 집사를 처음 만난 건 2015년 7월이었다. 당시 박 집사는 국민일보가 연재하던 ‘십자가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통해 남다른 ‘십자가 사랑’을 전했다(2015년 7월 6일자 25면 참조). 2013년부터 십자가 제작에 몰입한 그는 나무 돌 철 폐품 등의 재료로 작품을 만드는 십자가 작가였다.

박 집사로부터 다시 연락이 온 건 지난 19일이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십자가 전시회를 열게 됐다는 전화였다. 20일 시작된 전시회는 다음 달 20일까지 한 달간 열린다. 경남 양산에 사는 그는 양산교회에서 집사 직분을 받았고 현재는 이 지역 감림산기도원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박 집사는 전시회를 앞둔 소감에 대해 “하루에도 수차례 주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시회를 앞두고 평소보다 더 열심히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실감하고 있어요. 제가 십자가를 만드는 건 돈을 벌기 위해서도, 제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십자가를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세상에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해 박 집사를 만났을 때 인상적이었던 건 독특한 수집벽(癖)이었다. 과거 그는 오리가 좋아 평생 오리 관련 용품을 모은 기인(奇人)이었다. 학용품 장난감 그릇 인쇄물…. 오리 모양이 담긴 물품은 모조리 수집했고, 급기야 2006년에는 양산에 ‘오리박물관’까지 열었다.

수집벽은 십자가로 옮아갔다. 전시회에는 그가 모은 십자가 관련 용품도 다시 전시됐다. 그가 만든 십자가를 포함해 전시장에 내걸린 십자가만 1500여점. 그는 “오리는 이제 십자가보다 뒷전이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오리한테 미안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웃었다. 박 집사는 지난 7월 대한민국기독교미술대전 공예 부문에 입상할 정도로 작가로서의 실력도 인정받기 시작했다.

“한국적인 십자가가 무엇일까 생각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가 담긴 십자가를 만드는 게 저의 꿈입니다. 그 꿈이 이뤄질 때까지 열심히 십자가를 만들 겁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