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리히 본회퍼 서거 70주년 맞아 새롭게 번역한 기독교 신앙의 정수

입력 2016-10-19 21:09
독일에서 태어난 그는 24세에 대학교수 자격을 취득했다. 33세에 미국으로 갔다가 “독일 그리스도인들은 몸서리치는 양자택일 앞에 서 있습니다.…나는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를 압니다. 그러나 안전한 가운데서 그러한 선택을 할 수는 없습니다”라며 나치즘이 지배하는 고국으로 돌아온다. 유대인들이 추방당하기 시작하자 그는 이들을 구출하는 작전을 수행한다.

그러다 37세에 독일 당국에 체포된다. 히틀러 암살 기도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는다. “미친 운전사가 차를 몰고 있을 때 기독교인의 본분은 차에 치인 사람의 장례를 치르는 것이 아니라 그 운전사를 끌어 내리는 것이다.” 이런 말을 남긴 그는 즉결재판을 받고 39세 나이에 교수형에 처해진다.

‘독일의 행동하는 양심’으로 불리는 디트리히 본회퍼(1906∼1945·사진)의 짧은 생애다. 그의 대표작 ‘나를 따르라’ ‘성도의 공동생활’ ‘옥중서신-저항과 복종’ 3권이 서거 70주년을 맞아 새로운 번역으로 나왔다. 강영안 서강대 명예교수는 “이 책들은 우리를 압도하고, 경악하게 하고, 우리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 앞에 무릎 꿇지 않곤 견딜 수 없게 만든다”며 추천했다. 김영봉 와싱톤사귐의교회 목사는 “‘나를 따르라’는 그리스도에 대한 나의 열정을 뜨겁게 해줬고 ‘성도의 공동생활’은 나의 목회 교본이다. ‘옥중서신’은 내 영혼을 비추어 보게 하는 맑은 거울”이라며 “이 세 권만 가져도 기독교 신앙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본회퍼는 ‘나를 따르라’에서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베푼 은혜를 값싸게 만들지 말고, 진정한 제자도를 회복하라고 한다. ‘성도의 공동생활’은 그리스도 안의 온전한 공동체를 설명한다. ‘옥중서신’은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와 시 등을 묶었다. 전문 번역자들이 본회퍼의 영혼과 목소리를 유려한 문장으로 생생하게 살려냈다. 강주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