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진로결정 출발점은 상담 담당교사 추가배치 시급

입력 2016-10-23 18:25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들의 마음은 쉴 곳을 찾을 수 없다. 대학 입시는 10년 공부의 결승전이며 미래 성공의 가늠자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는 대학을 가지 않아도 괜찮다’고 흔쾌히 말할 수 있는 부모가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자신의 앞날을 생각하며 옥죄이는 가슴을 안고 사는 학생들을 위해 필요한 존재가 바로 진로진학 상담 교사라 할 수 있다. 고민을 경청하며 지지해 주는 것만으로도 학생들은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내고 해결책까지 그려낼 수 있다. 상담 교사는 지난 2012년부터 고등학교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 말 시행된 진로교육법은 모든 초·중교에 전담 교사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학생이 진로진학 고민을 해소할 수 있는 창구가 마련된 셈이다.

그런데 상담을 중심으로 학생을 돌봐줄 선생님은 지금 너무 바쁘다. 수업 준비에도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공문 처리 또한 보통 일이 아니다. 말썽을 피운 학생이라도 있으면 며칠씩 학생지도로 정신을 못 차린다. 그리고 무엇보다 수업 참여사항을 깨알처럼 기록해 생활기록부에 정리해야 한다.

현재 진로진학 상담 교사는 학생 수와 관계없이 1개교에 1명뿐이다. 전교생이 5백명인 학교도 1명이며 2천명인 학교도 1명이다. 1주일에 8명의 학생을 상담한다면 1학기 17주 동안 136명과 마주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1년 간 한 번의 상담 기회도 얻지 못하는 학생이 대다수다.

기초적 상담을 위해서라도, 보다 많은 학생들의 진로계획을 꾸려가려면 상담 교사의 보강은 필수적이다.

시루에 물을 흠뻑 줘야 콩나물이 자라듯 수요가 많다면 공급도 뒷받침돼야 한다. 적어도 10개 학급 이상의 학교에는 1명의 상담 교사가 추가 배치될 필요가 있다. 이는 국가진로교육센터를 설립하는 일보다 중요하다. 개별 진로진학 상담이야말로 진로교육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오장원 서울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장 (단대부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