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규 영월 군수, 발 닿는 곳마다 학습장… 자연 어울린 배움터 조성

입력 2016-10-23 18:23

“김삿갓의 시(詩) 세계는 충분히 교육적으로 활용될 가치가 있습니다. 해학과 풍자, 무소유 등 우리 세상의 일그러진 상황들에 대한 파격적 분석은 글로서, 문화로서 끊임없는 반성의 계기를 만듭니다.”

이달 초 제19회 영월 김삿갓문화제 현장에서 마주한 박선규 영월군수(사진)는 체험행사 도중 둘렀던 도포를 그대로 입은 채 조선 후기 방랑시인 난고(蘭皐) 김병연의 정신에 대한 얘기를 풀어놨다. 김삿갓이 남긴 발자취는 급변화를 맞은 요즘 세대에 더욱 필요한 정서를 전한다는 설명이다. 박 군수는 “생활에 접목시켜 올바른 가치관을 이끌어내는 교육문화를 구상하고 있다”면서 “비리에 호통치며 아픔을 끌어안은 내용 등을 재조명해 소통의 바탕으로 삼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영월군이 교육도시를 그리고 있다. 정기행사의 규모를 매년 확대하며 보고 듣고 체험하는 지역교육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김삿갓문화제는 문화예술혼을 중심으로 특화되고 있다. 영월에서 은둔생활을 시작한 김삿갓의 생애를 반추하며 전국 사생대회, 만화 그리기 등이 이뤄지며, 과거대전과 유가행렬도 의미를 더한다. 문화제는 전 예술 장르를 아우르는 문화예술제로 확장될 예정이다. 올해 50돌을 맞은 단종제의 경우 ‘국장(國葬) 재현’을 브랜드로 내세웠다. 군은 지난해 보존회를 설립하고 국장을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제향, 어가행렬, 궁중의상쇼, 기록물전 등을 잇따라 마련했다. 국제사진제, 동강축제 등도 올초 출범한 문화재단의 교육문화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세계화 발전방향을 구체적으로 모색한다. 모든 축제는 체험 비중을 높여 ‘참여하고 이해하는’ 역사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영월은 박물관사업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까지 조성된 박물관의 수는 무려 27개에 달한다. 사진, 미술, 곤충, 도자기, 미디어, 종교 등 해당 영역도 다양하다. ‘지붕 없는 박물관’을 표방한 영월은 발길 닿는 곳마다 이용이 가능하도록 관련 시설을 보강하고 있다. 국제학술포럼과 박람회를 개최하며 박물관의 활용 및 역할을 다지는 가운데 전문 교육인력 육성도 탄력을 받고 있다. 신규 평생학습도시로 등록되기도 한 영월은 ‘배움 더하기 배움’을 비전으로 내걸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젊은 학습’을 차별화 된 전략과제로 제시했다. 오지 마을까지 기회가 닿을 수 있도록 분야별 동아리단을 운영하고 활동가를 양성해 학습문화를 전파할 계획이다. 더불어 테마별 진로진학 체제도 이어간다. 박 군수는 “평생학습도시 지정으로 영월은 또 하나의 꿈을 갖게 됐다”며 “지역민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성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