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도전 포상제, 꿈의 세계 열었다

입력 2016-10-23 18:24
자기도전포상제 금장에 도전 중인 정선경(12) 양은 다른 친구들이 하지 못한 경험을 통해 자신감과 꿈을 함께 찾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선경이(대전서부초교 5년)가 하굣길에 그 흔한 학원이나 사교육을 뒤로 하고 지역 문화시설로 들어선다. 시설에서는 과학창의재단의 생활과학교실 수업이 한창이다. 오늘의 주제는 ‘별자리’. 원리 파악부터 만들기, 발표, 스크랩, 관련 독서 등이 이어진다. 집에 돌아와서는 줄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처음엔 실수를 연발했지만 이젠 학급 대항전 대표로 나서는 실력자다. 주말엔 봉사활동이 있다. 공원의 쓰레기를 모아 분리수거하고, 지구대 순찰도 벌인다. 어느덧 몸에 밴 선경이의 규칙적 일상은 모두가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고 있는 것들이다. 선경이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람들 앞에서 얘기하고 설명하면서 자신감이 붙었어요. 봉사하면서 경찰관 꿈도 갖게 됐죠”라고 말했다.

전 세계 144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청소년성취포상제를 국내 실정에 맞게 적용한 ‘청소년자기도전포상제’가 꿈을 찾는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그려가고 있다. 만 9∼13세를 대상으로 하는 포상제는 4가지 활동영역(자기개발·신체단련·봉사·탐험) 안에서 자신이 정한 과제를 성취해나갈 수 있도록 돕는 성장 프로그램이다. 약속한 시간·횟수에 따라 가능성을 보여주면 심사를 거쳐 동장과 은장, 금장 즉 해당 메달과 여성가족부 장관 명의의 인증서를 수여한다. 활동은 기본적으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강요가 없다보니 스트레스도 없다. 다만 매 활동 내용은 포상일지에 가급적 상세하게 기록해야 한다. 일지는 심사의 주자료로 활용된다.

선경이의 경우 초등 4학년 때 포상제 동장 단계를 시작했다. 현재는 과학과 자연을 테마로 금장에 도전 중이다. 활동을 하며 흥미가 더해져 관련 과목의 성적도 올랐고 지난달엔 모형 항공기를 제작해 ‘2016 공군참모총장배 스페이스챌린지’ 본선에 진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선경이가 활동을 연계하며 학업성취도가 향상되고 수상실적을 이룬 것도 눈에 띄지만, 주목해야할 것은 평소 극히 소심했던 스스로를 다잡아 반장을 맡는 등 자신 있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됐다는 점이다. 단계별 과정에서 성취의 기쁨을 체험한 선경이는 더 이상 도전을 꺼리지 않는다. 지난 2014년 ‘포상제 참여 청소년의 활동경험에 관한 질적 연구’ 발표에 따르면, 금장까지 완료한 학생들은 진로자신감 및 자기통제력 강화, 또래관계 향상 등을 경험하고 자기주도적 생활 면모를 드러냈다.

포상제 운영은 전국 17개 청소년활동진흥센터(광역사무국)와 10개 청소년단체 및 종교계(중앙운영사무국)가 학생들의 활동 장소로 쓰이는 문화의집, 수련관, 교회 등을 관리하는 체계로 이뤄진다. 협력 체제가 갖춰지면서 2011년 전개된 시범사업 이후 참가자는 매년 늘고 있다. 청소년활동진흥원 김용대 활동사업부장은 “금장 이후에도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챌린지형’과 부모와 함께하는 ‘가족형’ 등을 만들어 내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포상제를 바탕으로 좋은 학교보다 좋은 꿈을 찾는 학생들이 늘어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