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월화극 ‘구르미 그린 달빛’이 행복한 끝을 맺었다.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 속에 하반기 최고 화제작으로 등극했다. 그 중심에는 배우 박보검(23)과 김유정(17)이 있었다. 둘의 싱그러운 ‘케미’는 월요병을 날려버리는 활력소가 됐다.
18일 종영한 ‘구르미 그린 달빛’은 해피엔딩으로 귀결됐다. ‘착한’ 드라마답게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던졌다. 독살 위기에 처했던 왕세자 이영(박보검)은 반역을 꾀한 영의정(천호진) 무리를 처단하고 왕위에 올랐다. 홍라온(김유정)과의 사랑도 놓지 않았다. 코스모스가 만개한 꽃밭을 배경으로 한 두 사람의 키스신은 그야말로 완벽한 엔딩이었다.
지난 8월 22일 첫 방송된 ‘구르미 그린 달빛’은 초반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명대사 열풍도 불러일으켰다. 최종회 시청률 22.9%(닐슨코리아·전국 기준)로 마지막까지 동시간대 1위를 지켰다. 하이라이트와 촬영 비하인드를 엮어 연이어 방송한 ‘별전’ 시청률(8.9%)마저 타사 경쟁 드라마들보다 높았다.
경쾌한 작품 분위기와 발랄한 캐릭터가 한 데 어우러진 게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사극과 다른 재미가 있었다. 연기력과 비주얼을 두루 갖춘 박보검과 김유정이 기대 이상의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서로의 신분을 모르고 만나 벗으로 우정을 쌓던 두 사람이 서서히 마음을 열고 사랑을 키워가는 모습이 흐뭇했다. 현실의 벽에 가로막혀 이별하던 순간은 애달팠다. 그 모든 감정들은 배우의 빼어난 연기로 한층 깊어졌다.
박보검과 김유정 연기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될 만하다. 배우로서의 능력은 물론 주연으로서의 역량까지 증명해보였다. 인기는 덤이었다. 방영 기간 내내 두 배우는 여러 화제성 및 영향력 지표에서 매번 상위권을 차지했다. 각종 CF 제안이 물밀 듯 이어지는 상황이다. 몸값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박보검은 ‘태양의 후예’ 송중기의 뒤를 잇는 대세로 떠올랐다. ‘보검 매직’ 혹은 ‘보검 앓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tvN ‘응답하라 1988’로 이름을 알린 그가 단숨에 ‘응팔’ 꼬리표를 떼어버렸다.
조연의 활약은 작품을 한층 빛나게 했다. 극 중 세력가 집안의 장자 김윤성 역을 맡은 진영(25·B1A4)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아이돌 출신 선입견을 깼다. 영의 호위무사 병연 역을 소화한 곽동연(19)도 박보검과의 애틋한 ‘브로맨스’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구르미 그린 달빛’ 출연진은 19일 오후 서울 경복궁 흥례문 앞뜰에서 시청률 20% 돌파 공약 이행을 위한 팬 사인회를 열었다. 200명을 대상으로 한 행사였는데 무려 5000여명이 몰리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치열했던 5개월간의 여정을 마친 박보검은 “우리 ‘구르미 그린 달빛’을 세상에서 가장 귀한 드라마로 잊지 말고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환하게 웃으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불허하오. 잊지 마시오. 시청자 여러분은 내 사람입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불허하오, ‘구르미’ 잊지 마시오”
입력 2016-10-19 17:37 수정 2016-10-19 2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