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와 죽은 자가 쉼과 안식을 함께 누리는 명소 떴다

입력 2016-10-19 21:26
경기도 이천 에덴낙원 부활교회 안 뜰에 조성된 부활소망가든 전경. 예수님의 기도하는 손을 형상화한 조형물과 십자가, 푸른 잔디와 연못이 한데 어우러진 이 곳은 화장한 고인의 유골을 흐르는 물에 뿌려 안장하는 장소다. 에덴낙원 제공
에덴낙원 입구에 서 있는 '에덴낙원' 현판(위)과 최신식 봉안(납골) 시설이 마련된 '부활소망안식처' 내부 전경.
에덴낙원의 상징 부활교회의 내부 전경. 투명한 유리벽으로 만들어진 부활교회 예배당 바깥으로 연중 내내 꽃과 풀을 감상할 수 있다. 장례예식 뿐만 아니라 누구나 묵상하며 기도할 수 있는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다.
에덴 낙원 전체 조감도. 오른쪽 상단에 위치한 부활교회를 포함해 장례·안장시설, 호텔과 식당 등이 3만3057㎡(1만 여평) 부지에 조성됐다.
“세상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었네.”

지난 16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서이천로 에덴낙원 부활소망가든 앞. 교회 성도로 보이는 중년 여성들은 주위 풍경을 배경 삼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담으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스피커를 통해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경음악은 주위를 거니는 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줬다.

초교파 한국교회·성도 ‘공유’하는 공간으로

지난 5월 문을 연 에덴낙원은 총 1만여 평(3만3000㎡) 규모로 교회와 장례 및 안장 시설, 호텔과 연회시설, 식당, 공원·산책로 등이 들어서 있다. 국내 최초로 조성되는 이같은 시설은 기독교 장례문화를 바꾸는 획기적인 전기(轉機)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덴낙원을 운영하는 에덴낙원선교회 이사장 곽요셉(예수소망교회) 목사는 “에덴낙원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어둠에서 빛으로’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 삶에 어두운 곳으로 남아 있는 죽음의 공간을 가장 밝은 안식처로 변화시킬 목적으로 세워졌다”면서 “천국을 준비하는 모든 성도들, 특히 살아있는 자의 일상이 함께 머무는 공간인 동시에 고인을 기억하며 복음 안에서 교제를 나누는 ‘구별’된 공간”이라고 말했다. 곽 목사는 특히 “기존의 여러 종교가 혼합돼 있는 장례시설과 달리 가장 복음적이며 가장 기독교적인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에덴낙원은 어느 특정 교회가 주인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공유하며 선교사역을 감당하기 위한 공간”이라며 “여러 교회들이 회원으로 가입해 해당 교회의 장지로 삼을 수 있고, 성도들 역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민이 기도하는 집’ 부활교회

에덴낙원에는 다른 기독교 장례시설과 명확하게 구별되는 3가지 시설이 있다. 예배·기도 처소인 ‘부활교회’와 교회 안에 갖춰진 봉안당(납골당) 시설 ‘부활소망 안식처’, 그리고 교회 앞 뜰에 마련된 유수(流水)식 자연장(自然葬) 시설 ‘부활소망가든’이다.

에덴낙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공간은 ‘부활교회’다. 성도의 장례예식이 집례 되는 곳인 동시에 ‘만민이 기도하는 집’으로 누구나 이 곳에서 묵상하며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다. 나무 천정과 의자는 아늑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며, 유리벽을 통해 부활교회 예배당 바깥의 꽃과 풀을 연중 내내 감상할 수 있다.

에덴낙원 관계자는 “부활교회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누리며 묵상하고 기도하는 곳”이라며 “동시에 천국환송예배를 드리며 유가족에게 위로와 평안을 주는 교회”라고 설명했다.

‘어둠에서 빛으로’… 하늘가는 밝은 길

부활교회에서 한 층을 내려오면 최신식 봉안당인 ‘부활소망안식처’가 나타난다. 26개의 홀로 구성된 봉안당 내부는 밝은 조명과 평온한 분위기가 눈길을 끈다. 입구 쪽에는 키오스크 방식의 터치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손으로 눌러서 안식처에 모셔진 고인과 가족사진 등을 보며 고인의 삶과 신앙을 기릴 수 있다.

교회 안 뜰에 마련된 ‘부활소망가든’은 안전하고 청결한 유수(流水)시설을 통해 화장한 고인의 유골을 뿌려(산골) 안장하는 곳이다. 시편 23편에 표현된 것처럼 ‘푸른 초장과 쉴만한 물가’가 눈 앞에 펼쳐진다. 푸른 잔디와 고요한 연못 주위로 측백나무가 촘촘히 둘러싸여 있어 한층 더 아늑하게 느껴진다. 예수님의 기도하는 손이 형상화된 조형물과 그 사이로 비치는 십자가는 삶과 죽음, 영생과 복음을 한 자리에서 묵상할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곽 목사는 “우리를 위해 중보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손과 십자가를 바라보면서 영원한 이별이 아닌 천국을 향한 새로운 시작을 소망하는 곳”이라며 “‘성도의 죽음을 귀하게 보신다(시편 116:15)’고 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실제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산 자들의 쉼·교제·휴식 공간으로

에덴낙원은 부활교회와 에덴파라다이스호텔, 에덴가든 등으로 조성됐다. 올 봄 완공된 부활교회에 이어 오는 11월 중에 호텔과 에덴가든 준공식이 예정돼 있다. 호텔에는 총 73개 객실이 갖춰진다. 에덴낙원 관계자는 “고인을 추모하는 날이나 명절 때 각처에 흩어진 가족들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고, 교제를 나누고, 쉼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라며 “시설 운영에 있어서는 호텔 전문 인력이 배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텔 앞 3000평(약 9900㎡) 규모로 조성되는 에덴가든에는 라이브러리 카페와 야외카페, 식당 등이 들어선다. 유가족들이 모일 수 있는 소모임실도 구비되며, 최신 설비를 갖춘 다목적실은 세미나나 연회 장소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모든 시설은 한국교회와 성도들 모두에게 열려 있다.

■이용은 어떻게 하나… 초교파 회원교회 모집 중… IC서 차로 5분거리

에덴낙원(www.edenparadise.co.kr)은 한국교회에 활짝 열려 있는 '공유' 공간이다. 에덴낙원선교회(이사장 곽요셉 목사·명예이사장 곽선희 목사) 운영이사회도 주요 교단들이 연합한 이사진으로 꾸려져 있다.

◇에덴낙원 운영진=주요 이사진은 기독교한국침례회 소속 고명진(수원중앙침례교회) 목사와 기독교대한감리회 고신일(부천기둥교회) 김학중(꿈의교회) 목사, 한국독립교회 및 선교단체연합회 배성식(이룸교회)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소속 백광진(서울 잠실동 교회)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서정오(서울 동숭교회) 주승중(인천 주안장로교회) 조건회(서울 예능교회) 목사,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 총무 김대덕 목사, 서울장신대 총장을 지낸 문성모(한교회) 목사 등이다.

◇교통편=에덴낙원의 특징은 초근접성이다. 중부고속도로 서이천IC에서 에덴낙원까지는 약 3㎞로 차로 5분 안팎이면 도착한다. 영동고속도로 덕평 IC에서는 6㎞로 10분 거리다. 지난 9월 개통한 복선전철 경강선을 이용할 경우, 신둔역이나 이천역에서 차로 15분 만에 닿는다.

◇회원교회가 되려면=에덴낙원은 장묘시설을 갖추지 못해 고민하는 교회들의 문제를 한번에 해결해 준다. 회원가입을 희망하는 교회는 가입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에덴낙원 운영이사회 결의에 따라 회원으로 인정된 교회는 에덴낙원 부활교회 뜰에 마련된 유수(流水)식 자연장(自然葬) 시설 '부활소망가든'을 회원교회의 교회 장지로 명명(命名)·공지할 수 있다.

회원교회는 소속 교회 성도를 부활소망가든에 안치할 경우, 개인 성도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에덴낙원의 다양한 행사 참여에서도 우선적인 혜택과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 '부활소망가든'과 부활교회 내 봉안당(납골당) 시설인 '부활소망안식처'를 후원하는 성도들은 세미나룸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고인을 위한 영상 제작을 요청할 경우 1분 영상 제작과 더불어 에덴파라다이스호텔 내 카페 할인 혜택도 있다(031-645-9191).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