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 공략 가속… 정몽구·현지 정관계 인사 총출동

입력 2016-10-19 00:03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18일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 공장의 첫 번째 생산 모델인 위에나에 사인을 하고 있다. 연 30만대 생산 규모의 창저우 공장은 현대차의 네 번째 중국 생산 거점으로 현대차와 중국 베이징기차가 합작해 설립했다. 현대차 제공
공장에서 차를 조립하고 있는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차가 중국 허베이성에 네 번째 중국 생산 거점을 완공하고 중국 시장에서 재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차는 신공장·신모델·신전략을 바탕으로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미래 중국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18일 허베이성 창저우시에서 연 30만대 생산 규모의 창저우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120억 위안(약 2조원)이 투입됐고 현대차와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기차가 절반씩 부담했다. 준공식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자오커즈 허베이성 서기를 비롯한 중국 정관계 인사 800여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축사에서 “베이징현대는 한·중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2002년 이후 올 8월 누적 생산량 800만대를 돌파했다”면서 “창저우 공장 준공을 계기로 베이징현대의 새로운 도약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현재 추세라면 중국 진출 16년 만인 2018년 상반기에 누적 판매 1000만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징진지(京津冀) 1호 프로젝트, 창저우 공장 준공

허베이성은 중국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징진지(京津冀·베이징, 톈진, 허베이 등 수도권의 약칭) 광역권 개발’ 핵심 지역이다. 위안퉁리 허베이성 상무부성장은 “창저우 공장은 징진지 프로젝트 1호”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허베이성과 창저우시가 전력을 다해 돕겠다”고 강조했다.

창저우 공장은 2012년 베이징 3공장 준공 이후 4년 만에 건설된 현대차의 네 번째 중국 생산 거점이다. 192만㎡ 부지에 완성차 생산설비, 엔진공장, 주행시험장이 들어섰다.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과 친환경 시설을 자랑하는 현대차 공장 건설 노하우가 총동원됐다.

로봇 299대로 용접 자동화율 100%를 달성한 차체 공장은 4개 차종 동시 생산이 가능하다. 도장 공장은 친환경 수용성 도료를 사용하고 배출가스 소각 및 리사이클링 시스템을 적용, 환경보호와 에너지 절감 효과까지 거뒀다.

스마트공정 생산성은 현대차 완성차 공장 중 최고 수준이다. 현재 시간당 생산대수(UPH)는 38대로 연간 생산량이 30만대로 늘어나는 2018년에는 66대로 올라간다. 현대차그룹은 “창저우 공장 준공으로 현대차 151만대, 기아차 89만대 등 240만대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며 “충칭 공장이 완공되는 내년 27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년까지 중국 생산 규모 290만대가 목표인 GM을 턱밑까지 추격하는 것이다.



‘위에나’ 출시…미래 전략 ‘블루 멜로디’ 발표

현대차는 창저우 공장 첫 모델 ‘위에나’(신형 베르나)도 처음 공개했다. 위에나는 중국 소비자 기호를 반영한 현지전략 소형차다. 합리적인 가격의 스마트한 도심형 패밀리 세단을 추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 들어 9월까지 9만9290대가 판매된 루이나(베르나)가 중국 소형 세단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신차 위에나가 새로 투입되면 시장 지배력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위에나를 시작으로 수도권 점유율을 확대하고 내년에 가동되는 충칭 공장으로는 자동차 수요가 급증할 중서부 지역을 선점할 방침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친환경차를 대거 투입하고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한 ‘지우링·바링허우(1980∼1990년생)’ 세대를 집중 공략한다는 것이다.

2010년 전체 승용차 가운데 11.5% 불과하던 SUV 비중은 지난해 32.5%로 성장했다. 현대·기아차는 소형 SUV ix25(2014년)와 KX3(2015년)를 선보인데 이어 내년부터 중국 전략형 SUV 차종을 투입한다. 중국 당국의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차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2020년까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모델 9개 출시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는 창저우 공장 완공과 함께 중국 시장에 특화된 6대 미래 전략인 ‘블루 멜로디(Blue Melody)’를 발표했다. 블루 멜로디는 고객서비스 향상(블루 멤버스),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 강화(블루 이커머스), 차량용 IT 서비스 확대(블루 링크), 판매 네트워크 확장(블루 아웃렛), 친환경차 라인업 보강(블루 드라이브), 젊은 고객층 집중 공략(블루 유스)으로 구성된다.

창저우=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