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국왕 애도 중… 선교팀 공연·집회 주의보

입력 2016-10-18 20:42
지난 1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왕궁 앞에 모인 시민들이 푸미폰 국왕의 초상화를 들고 슬퍼하고 있다. 뉴시스AP

태국의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지난 13일 서거한 뒤 태국 전역에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한국교회의 단기선교팀이나 봉사팀 활동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태국 정부가 외국인에 대해 행동 자제 등을 권고하면서 단기선교팀의 문화공연이나 각종 퍼포먼스, 집회 등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각종 영화제나 전통축제, 한류(韓流) 공연도 줄줄이 취소되면서 ‘관광 태국’은 휴점 상태다.

한국위기관리재단 김진대 사무총장은 18일 “태국 정부와 관광청이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권고사항을 발표했다”며 “태국을 방문하는 단기선교팀이나 봉사팀은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활동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애도 기간에는 옷차림에 신경을 써야 한다. 당분간 부채춤이나 찬양 등의 문화사역 활동도 분별하며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도 17일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0404.go.kr)에 안내문을 게시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태국 정부는 다음 달 13일까지 유흥 자제를 권장하고 있다”며 “한국교회 단기선교팀이나 봉사팀도 이 점을 감안해 달라”고 주문했다. 주 태국 한국대사관도 인터넷에 안내문을 공지하고 “태국인들의 애도에 대해 존중을 표하고, 현지인들의 정서에 어긋나는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지 선교사들에 따르면 태국인들의 추모 분위기는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환 선교사는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전 국민이 검정색 옷을 입고 애도하고 있다. 진심이 느껴진다. 국왕 서거의 영향력이 이렇게까지 클 줄은 몰랐다”며 “얼마 전엔 외국인 관광객들의 옷차림이나 예의가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그는 “왕궁 근처 등 예의를 갖춰야 하는 장소인 경우, 반바지나 슬리퍼 착용은 피해야 한다”며 “태국인들에게 왕이나 정치 등을 소재로 말하거나 판단해서는 안 된다. 태국에는 왕실모독죄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만종교회(정명규 목사)는 다음 달 5일부터 40명이 태국으로 단기선교를 떠날 예정이었으나 애도 분위기가 심화되자 선교지를 대만으로 급히 변경했다. 교회 관계자는 “국왕 서거로 집회가 금지됐고 소요 우려 등도 있다는 소식을 입수하고 이틀 전 바꿨다”며 “당초 계획은 현지 교회와 학교, 교도소를 방문해 집회를 가질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