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중심적으로 왜곡된 기억 기초했을 가능성… ‘라쇼몽 효과’ 언급

입력 2016-10-19 00:01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2007년 노무현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전 북한의 입장을 물어봤다는 ‘송민순 회고록’의 내용을 거듭 일축했다. 그는 주관적으로 기억을 편집하는 ‘라쇼몽 효과’까지 언급하며 송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기억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김 의원은 18일 라디오에 인터뷰에서 “혹시 라쇼몽 효과라고 아느냐. 라쇼몽은 일본 영화인데 과거 사건에 관계된 사람들의 기억이 지금 다 달라진 얘기다”라며 “송 전 장관이 결의안을 관철시키려 노력했던 자신의 입장을 회고록에 담아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자기중심적으로 왜곡된 기억을 기초로 회고록을 작성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김 의원은 “당시 남북 대화가 다양하게 이뤄지던 시점이라 결의안보다 남북 대화가 훨씬 중요했다”고 부연했다.

문 전 대표 측과 송 전 장관의 주장이 팽팽히 부딪히자 결의안에 기권하기로 결정한 시점이 진실 여부를 가르는 쟁점으로 떠올랐다. 앞서 송 전 장관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기권 결정을 한 시점이 2007년 11월 20일이라고 회고록에 썼고 문 전 대표 측은 16일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정의당 천호선 전 대표가 공식 브리핑에서 기권 결정을 20일에 내렸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나 송 전 장관의 주장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천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16일 회의에서 기권을 결정했지만 송 전 장관의 지속적인 결의안 찬성 주장으로 인해 21일에 최종 발표된 것”이라며 문 전 대표 측 주장이 옳다고 말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