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를 중심으로 SK텔레콤의 인적분할 가능성을 예상하는 분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SK그룹 CEO 세미나에서 중간지주회사 도입 등 지배구조 개편방안이 언급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SK그룹 측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온 이런 관측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SK텔레콤 인적분할론 중심에는 SK하이닉스가 있다. 현재 SK그룹은 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는 SK㈜의 손자회사가 돼 공정거래법의 규제를 받는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손자회사가 자회사(증손회사)를 거느릴 경우 지분을 100%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특정 기업을 인수·합병(M&A)하려면 부분적인 지분 투자는 불가능하며 지분을 모조리 사들여야 하는 셈이다. SK하이닉스가 적극적인 M&A에 나서기 위해서는 현재 손자회사 지위에서 자회사로 지위가 격상돼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온 이유다.
업계에서 거론되는 가장 유력한 방안은 SK텔레콤을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SK텔레콤 투자부문을 SK㈜가 흡수·합병하는 그림이다. 이렇게 되면 SK㈜가 SK텔레콤 사업부문과 SK하이닉스를 각각 자회사로 두게 된다. 현대증권 전용기 애널리스트는 18일 “(자회사로 격상된) SK하이닉스가 M&A 규제에서 벗어나 영역 확장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 12∼15일 열린 SK CEO 세미나에서 중간지주회사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런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CEO 세미나에서 나왔던 중간지주회사 도입방안은 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선언적 의미가 강하다”고 선을 그었다. SK이노베이션이 SK그룹 내 석유화학 분야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것처럼 사업별 전문성 강화 등을 위해 중간지주회사 도입이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만, 당장 SK하이닉스 등 특정 계열사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SK그룹 내부적으로는 이런 시나리오를 실행할 여력이 없다는 분위기다. 분할한 SK텔레콤 투자부문을 SK㈜가 흡수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최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의 SK㈜에 대한 지분은 희석될 수밖에 없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추가 자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얘기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주주들의 이해관계도 저마다 다르다. 일부 주주들이 분할안을 반대하고 나서면 쉽지 않다. SK그룹은 지난해 11월 해당 시나리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하기도 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또 불거진 SKT 인적분할說… SK는 “아니다” 부인
입력 2016-10-1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