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국내산 생선의 씨가 마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주요 대표 어종들의 어획량은 대폭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난류성 어종 어획도 온난화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가 18일 발표한 8월 어획량 통계를 보면 올해 1∼8월 어업생산량은 총 49만4786t에 그쳤다. 작년 같은 기간 57만3465t과 비교하면 13.7% 감소한 생산량이다. 전갱이, 고등어, 갈치 어획량이 대폭 줄은 영향이 컸다. 세 어종은 올해 8월까지 누적생산량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6%, 34.6%, 11.5% 감소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수온 상승으로 전갱이, 고등어, 갈치의 회유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어획량 감소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세 어종은 산란, 월동을 하거나 먹이를 구하기 위해 수온을 따라 이동하는 회유성 어종이다. 우리 주변 해역의 수온이 올라가면서 전갱이와 고등어, 갈치가 이동하는 동선과 시기가 변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세 어종이 살기 좋은 높은 수온의 해역이 넓어지면서 어종이 넓게 퍼졌고, 어장의 밀도가 낮아졌다. 기존 어장에서 생선이 잘 잡히지 않아 어획량이 부진했다는 얘기다. 지난 8월 제주 근해는 30∼31도, 대한해협은 29도로 평년 대비 2도 내외 높은 수온을 기록했다.
또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수산과학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요 어종의 어획량은 역대 최고어획량 대비 9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명태는 1981년 16만5837t으로 최고어획량을 기록했지만 2015년 3t으로 99.9% 급감했다. 이 밖에 쥐치류(99.4%), 정어리(98.5%), 갈치(75.3%), 고등어류(70.5%), 살오징어(38.4%)가 과거 최고어획량 대비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1968년부터 우리나라 연근해 수온을 관측한 자료를 보면 최근 40여년간 우리 주변 해역의 표층수온은 1.29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 표층수온 상승률 0.4도와 비교하면 3배 이상 오른 셈이다.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기획] 지구 온난화에 국산 생선 씨가 마른다
입력 2016-10-19 0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