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어진 용인… 축제도 뜨겁다

입력 2016-10-20 00:02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의 호암호수에 비친 단풍이 데칼코마니 그림 같은 장관을 펼쳐내고 있다. 에버랜드 제공
잎과 줄기가 선홍빛으로 물든 코키아. 에버랜드 제공
단풍 드라이브 코스를 달리는 오토바이 여행객. 에버랜드 제공
용인문화재단의 거리예술가들인 버스킨 공연. 용인시 제공
바야흐로 단풍의 계절이다. 화창하고 선선한 가을 날씨에 가족끼리 단풍도 구경하고 가을 축제도 즐기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경기도 용인에서 ‘단풍 종합세트’를 볼 수 있고 ‘패밀리 페스티벌’에서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

서울 인근의 각양각색 단풍

에버랜드가 본격적인 가을을 맞아 힐링 코스, 코키아 코스, 어트랙션 코스, 드라이브 코스 등 단풍을 즐기기 좋은 4가지 추천 코스를 마련했다. 은행·단풍·느티·대왕참나무 등 10여종 수 천 그루의 나무가 노랗고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다. 20일부터 30일까지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자연 속 단풍 산책로인 힐링 코스는 꽃과 나무가 우거진 자연 속에서 여유롭게 단풍을 감상할 수 있다. 국화, 코스모스 등 가을꽃이 만발한 에버랜드에는 다양한 산책로가 마련돼 있는데, 오는 21일부터는 ‘숲속 산책로’가 새롭게 선보인다. 콜럼버스대탐험부터 썬더폴스까지 이어지는 570m 길이의 숲길로, 에버랜드가 과거 ‘자연농원’ 시절 이후 20년간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던 비밀정원이다. 그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숲속 산책로에서는 단풍나무, 참나무, 오동나무 등은 물론, 최대 20m까지 자라는 ‘향목련’ 군락과 서양철쭉인 ‘아젤리아’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

지난 7월 새롭게 오픈한 ‘뮤직가든’도 가을 단풍을 관람하기에 좋다. 식물과 음악이 결합된 신개념 정원인 뮤직가든에서는 세계적인 클래식 명곡과 에버랜드 테마송이 배경음악이 흐르는 370m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다양한 가을꽃과 수목들을 관찰할 수 있다.

에버랜드 주변도 단풍이 수려해 산책하기에 좋다. 호암호수는 호수에 비치는 ‘단풍 그림’으로 유명하다. 10월 중순이 넘어가면서 호암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산의 단풍이 수면에 비쳐 장관이 펼쳐진다. 숙박시설인 힐사이드 호스텔 주변으로는 은행나무 군락이 펼쳐져 있다. 도로 전체가 노란 은행잎으로 덮여 최고의 포토스폿으로 꼽힌다.

이색적인 단풍 구경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코키아 코스’가 안성맞춤이다. 코키아는 가을철 다른 식물보다 일찍 잎과 줄기가 선홍빛으로 물드는 한해살이 식물인 ‘댑싸리’를 말하는데, 절정일 때는 마치 불타는 것 같은 강렬한 붉은 빛을 띠어 외국에서는 ‘버닝 부시(Burning Bush)’라고도 부른다. 현재 에버랜드에는 포시즌스 가든, 장미원 등 파크 곳곳에 2만 4000여 그루의 코키아가 전시돼 있다. ‘T 익스프레스’ 옆 융프라우 지역에는 ‘코키아 힐’이 마련돼 있다.

시원하게 에버랜드 주변 가을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도 일품이다. 영동고속도로 마성 톨게이트부터 에버랜드 서문과 캐리비안 베이를 지나 에버랜드 정문에 이르는 총 5㎞ 구간은 단풍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특히 도로가 전체적으로 산허리를 끼고 있기 때문에 상하좌우로 구불구불해 다양한 각도에서 형형색색의 단풍을 즐길 수 있다. 짜릿한 놀이기구를 즐기며 단풍을 체험할 수 있는 ‘어트랙션’ 코스도 매력적이다.

가을축제 ‘용인 패밀리 페스티벌’

결실의 계절을 맞아 용인에 마련된 축제는 다양하다. 그 가운데 22∼23일 용인시청 광장과 문화예술원 전시실 등에서 개최되는 ‘용인패밀리 페스티벌’이 눈에 띈다. 전 세대가 참여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통해 시민화합을 도모하고 ‘태교도시 용인’과 관련, 건강한 임신과 출산, 태교에 관한 정보도 공유하는 축제의 장이다. 그 동안 제각기 열렸던 음식, 책, 음악, 육아 등 5개 주제의 5개 행사를 한데 묶어 시민참여형 가족축제로 개최되는 이번 축제는 임산부 위주의 태교축제를 온가족·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축제로 확대한다는데 의미가 크다.

태교축제 행사로는 인성, 존중, 배려의 태교특강을 비롯해 태교연극 공연, 감성충만 패밀리 공감 콘서트, 가족과 출산을 주제로 한 샌드아트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또 음식문화축제, 북페스티벌, 육아박람회, 용인버스킨(BUSK-人) 공연이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차원의 문화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축제로 펼쳐진다.

특히 음식문화축제에서는 태교음식 만들기, 용인 순대 기네스 도전이벤트, 푸드마켓 등이 펼쳐지고, 북페스티벌 또한 작가와의 만남, 인형극 공연, 추억의 만화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용인시는 대표 향토 음식인 ‘백암순대’로 세계에서 가장 긴 순대 만들기 기네스 기록에 도전한다. 현재 기네스북에는 스페인에서 2013년 만든 175m짜리 순대가 올라있다. 22일 200명의 용인시민이 시청 잔디광장에서 모여 순대 만들기를 시작한다. 용인의 대표 먹거리인 백암순대 제조업체에서 약 200m 길이의 순대 껍질과 속 재료를 준비하고, 시민들이 직접 야채와 양념을 껍질에 채운다. 시는 제조된 순대를 조리해 축제 현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