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통·번역 서비스 분야도 ‘AI 시대’

입력 2016-10-19 04:02

네이버의 기술연구소 ‘네이버랩스’는 지난 13일 인공 신경망을 기반으로 한 번역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방식을 기반으로 번역 정확도를 배 이상 높였다. 실제로 이용자들은 한영, 영한 번역에서 네이버 번역이 구글보다 정확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 기술을 네이버 번역기와 자동통역 앱 ‘파파고’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18일 “딥러닝 등 인공지능 기술을 번역 서비스에도 활용할 가능성이 많다고 본다”며 “20일부터 파파고 앱에 해당 번역 기술을 적용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통·번역 서비스까지 번지고 있다. 번역 기술을 바탕으로 음성 인식 기술을 결합한 자동 통·번역 서비스는 인공지능의 한 분야로 각광받고 있다. 윈터그린 리서치는 자동 통·번역 시장이 2019년까지 69억 달러(약 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생활뿐 아니라 로봇 비서 서비스 등에서 음성인식 기능이 활용되면서 자동 통·번역 기술은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구글은 지난달 27일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구글 신경망 기계 번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구글 번역은 단어나 구(句)를 기반으로 한 기계 번역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인공 신경망 기계 번역은 문장 전체를 번역해 더 자연스러운 문장을 구사한다. 구글은 신경망 기계 번역이 기존 번역 기술보다 55∼85%의 오류를 줄인다고 설명했다. 인공 신경망 기술을 통해 사람이 입력해준 것만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학습하고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자사 블로그에서 “기계 번역은 여전히 사람이 하는 번역보다 훨씬 많은 오류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구글 신경망 기계 번역은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국내에서도 통·번역 서비스 개발은 활발하다. 네이버는 ‘파파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니톡’ 앱을 출시했다. 해외 서비스에서는 개발이 더딘 한국어 번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파파고는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영어 등 4개 국어의 모든 언어 조합을 번역하고, 텍스트나 음성 외에 사진 속 문자까지 통·번역이 가능하다. 지니톡은 내년 상반기에 독일어와 러시아어, 하반기에 아랍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외 기업들이 영어를 기반으로 정확도를 높이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은 아시아권 언어를 중심으로 기술을 선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딥러닝 기반 번역 서비스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분야다.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서는 사업의 지평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