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軍 “모술 탈환해 IS 박멸하겠다” 군사작전

입력 2016-10-18 00:03 수정 2016-10-18 11:22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숨통을 죌 최대 군사작전이 펼쳐진다. 전장은 IS가 점령한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이다.

이라크군은 요충지를 잇따라 수복하며 IS를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IS의 경제 수도이자 마지막 거점인 모술 탈환으로 IS를 박멸하겠다는 구상이다. 막다른 길에 몰린 IS는 민간인을 ‘인간방패’ 삼아 결사항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IS가 암약 중인 이라크와 시리아를 넘어 중동 전역에 혼란과 변화가 예상된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공영방송 연설에서 “승리할 때가 왔다. 모술 탈환작전을 시작한다”며 “모술을 다에시(IS)의 폭력과 테러리즘에서 해방시키겠다”고 밝혔다. 최근 이라크 정부군과 미군이 주축이 된 연합군은 모술 일대 공습을 강화했다. 주변을 포위하고 무기와 식량이 이동하는 IS의 보급로를 차단했다. 여기에 지상군 투입으로 종지부를 찍겠다는 것이다.

알아바디 총리의 발언 몇 시간 뒤 이라크군과 IS의 충돌이 시작됐다. 이라크 주도의 연합군은 모술에서 남쪽으로 45㎞ 떨어진 지역에 집결했고, 쿠르드족 군사 조직인 페쉬메르가는 IS와 총격전을 주고받았다. 연합군 전투기도 공습을 시작했다.

작전 돌입에 앞서 이라크군은 유인물을 살포하고 주민대피령을 내렸다. 그러나 막대한 유혈충돌에 따른 희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IS는 모술 공방전에 대비해 탱크 저지선을 구축한 상태다. IS가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엇보다 100만명 넘는 모술 주민이 문제다. 이미 IS는 공습을 막기 위해 민간인 9만명을 인간방패로 삼은 전력이 있다.

모술은 이라크 내 IS 퇴치의 최종 관문이다. 이라크군은 지난해 12월 이라크와 시리아를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 라마디를 탈환했다. 지난 6월에는 수도 바그다드 인근 주요 거점 팔루자를 수복했다. 이후 IS 섬멸을 위해 모술 공략에 힘을 쏟았다.

IS는 2014년 6월 이라크 북부의 모술을 장악하며 기반을 다졌다. 모술 일대 풍부한 유전은 IS 자금줄 노릇을 단단히 했다.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이곳에서 ‘칼리프 국가’를 참칭했다. 정치 수도 역할을 하는 시리아의 라카와 더불어 IS의 양대 축이다. IS가 모술마저 빼앗길 경우 사실상 이라크에서 기반을 상실한다.

이라크뿐 아니다. 모술을 상실하면 라카에 군수물자를 보낼 보급로가 사라진다. 특히 미군과 터키군이 라카 공략에 집중할 수 있다. 시리아 반군은 전날 IS 선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시리아 서북부 다비크를 탈환했다. 미군은 리비아 내 IS 거점인 시르테 공습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군사전문 분석기관 IHS제인에 따르면 IS가 현재 장악한 지역은 지난 1월 대비 16%, 지난해 1월 대비 28% 줄었다. 모술이 탈환되면 IS의 몰락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