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더치페이·간편송금 서비스 강화

입력 2016-10-17 18:28
남에게 얻어먹지 말고, 자기 돈 내고 먹으라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은행권이 각자내기(더치페이)와 간편송금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르면 다음 달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각자내기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식사 모임에 참석한 사람이 같은 앱 공간에 들어와 대화를 나누며 각자 낼 금액을 정하고 이를 간편송금 기술로 주고받는 방식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17일 “처음부터 음식점서 나눠 결제하면 끝인데, 식사시간 음식점에 길게 줄서는 풍경은 아직 낯선 게 사실”이라며 “앱을 통해 같은 모바일 공간에서 대화한 뒤 계산하고 금액을 보내는 방식을 도입해 플랫폼 확장도 도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EB하나은행 역시 각자내기에 특화된 모바일 서비스를 이달 중 내놓을 방침이다. 은행권에서 제일 처음 각자내기 서비스를 선보였던 ‘N월렛’ 운영 경험도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도 대신 계산한 사람에게 하나멤버스를 통해 간편송금을 할 수 있지만 편리성을 가미하기 위해 서비스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은 기존 출시된 모바일 브랜드 리브(Liiv)와 올원뱅크를 통해 각자내기와 간편송금이 합체된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김영란법이 핀테크 대표주자인 모바일 간편송금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는 것이다.

아예 ‘각자내기’를 이름으로 내건 카드도 출시됐다. IBK기업은행은 법인카드 앱과 연동해 카드 이용내역을 즉시 메모해 경비 담당자에게 제출하도록 돕는 ‘각자내기카드’를 출시해 운영 중이다. 카드 이용 직후 함께 서비스를 이용한 상대방의 이름 직위 등을 메모하면 곧바로 회사에 제출되는 형태다.

특이한 점은 접대를 위해 쓰일 때가 많은 법인용 카드에 적용된다는 사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김영란법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각자내기를 유도하기 위해 출시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