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회고록 진실 공방… 宋, “진실” 되풀이 vs 文측 반박 일축
입력 2016-10-18 00:02
‘회고록 파문’을 불러일으킨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17일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실’이란 단어를 여러 번 썼다. “진실이 어디 도망가느냐” “진실은 그대로 있다”면서 노무현정부 인사들의 반박을 일축했다.
사실관계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려는 질문이 계속되자 “이 책이 희랍어도 아니고 한국어로 써 있지 않으냐. 그 정도는 다 알 수 있게 써 있지 않으냐”고 불쾌감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관련 기록을 공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확실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송 전 장관은 현재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을 맡고 있다.
오전 9시50분쯤 출근한 송 전 장관은 ‘혼자만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기억이 부정확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책을 다 안 읽어봤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보면 거기에 다 나와 있다. 책에 있는 그대로다”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한자리에서 “진실은 바뀌지 않는다”는 말을 세 번 연속하기도 했다. 기억이 아닌 ‘기록’을 바탕으로 책을 썼는데 정치권에서 특정 대목만 뽑아내 진실 공방으로 몰아가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투였다. 송 전 장관은 이날 학교에서 총 네 번 기자들과 만났다. 후반부로 갈수록 답변이 길어지고 목소리에도 힘이 들어갔다. 오후 4시쯤 퇴근하는 길엔 “기록에 의존해 쓴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반박하지 못할 거다”라고 했다. 송 전 장관은 평소 메모를 꼼꼼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기록이 메모인지 일기인지 묻자 “다양한 형식”이라고 했다. ‘팩트’에선 틀릴 게 없다는 자신감으로 해석됐다.
정쟁에 발을 담지 않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왜 하필 지금 회고록을 출간했냐고 하자 “원래 9·19공동성명 10주년이던 지난해 출간을 목표로 3년 전부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1년이 더 걸렸다. 그래서 이렇게 늦게 나왔다”고 했다. 유력 대권 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줄서기로 해석되고 있는 데 대해선 “책을 읽어보면 그런 것하고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게 다 들어 있다”고 손을 저었다.
글=권지혜 기자 jhk@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