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을 전면 교체했다. 세대교체를 통해 창사 후 최대 위기인 현 상황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신임 경영진이 업무를 시작하면 구조조정 및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17일 사장단 및 사업대표 교체 인사에서 최길선 현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고 강환구 현대미포조선 사장이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됐다고 발표했다. 최 회장과 함께 2014년 하반기부터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를 맡아온 권오갑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955년생으로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강 사장은 설계-생산-기획 등 현대중공업 조선사업 주요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14년 10월부터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왔다. 최 회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해양 분야를 정상화하는 데 역할을 하기로 했다.
강 사장은 생산·설계·안전 등 울산 본사의 내부 경영에, 권 부회장은 사업재편·미래전략·대외업무 등에 집중한다.
현대중공업은 가삼현 선박해양영업본부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영업 총력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가 사장은 1957년생으로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현대중공업그룹 내 대표적 영업 전문가로 특히 선박 영업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꼽힌다.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에는 현대중공업 조선사업 생산본부장인 한영석 부사장이 승진 발령됐다.
현대중공업 측은 “대내외적으로 일감 부족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장단과 사업대표 체제를 갖추는 인사를 조기에 단행함으로써 2017년 사업계획 실천 및 위기극복을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길선, 권오갑 두 대표이사 체제에서 수행해온 자구계획을 일단 마무리하고 세대교체를 통한 새로운 경영진 체제로 위기극복을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은 사업대표와 일부 자회사 대표에 대한 인사를 함께 단행하면서 전무급 인사를 대거 발탁했다. 현대중공업 엔진기계 사업대표에 장기돈 전무, 건설장비 사업대표에 공기영 전무, 서울사무소장 및 최고재무책임자(CFO)에 조영철 전무를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중앙기술연구원장에는 주원호 상무를 전무로 승진 발령했다.
자회사인 현대 E&T 대표에 이균재 전무, 현대중공업 그린사업에 김성락 전무, 로봇사업에 윤중근 전무, 서비스 사업에는 안광헌 전무를 새 대표로 세웠다. 현대중공업은 조만간 후속 임원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현대重 경영진 세대교체로 위기 넘는다
입력 2016-10-17 1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