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안방극장도 ‘음악예능 전성시대’

입력 2016-10-18 18:41
올가을 기존 음악예능과 차별화된 형식과 참신한 내용으로 무장한 새로운 음악예능이 잇따라 등장했다. 국악의 다양한 재미를 보여주는 Mnet ‘판스틸러-국악의 역습’(왼쪽)과 하나의 멜로디로 두 프로듀서들이 노래를 완성하는 tvN ‘노래의 탄생’. Mnet·tvN 제공

요즘 TV를 켜면 거의 매일 음악예능을 볼 수 있다. MBC ‘복면가왕’ ‘듀엣 가요제’, SBS ‘판타스틱 듀오’, KBS ‘불후의 명곡’ 등이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시즌제로 제작되는 ‘히든싱어’ ‘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까지 더하면 그 수는 더 많아진다.

여기에 올가을 또다시 새로운 음악예능들이 도전장을 냈다. 지난 4일 tvN ‘노래의 탄생’에 이어 14일 Mnet ‘판스틸러-국악의 역습’이 첫 방송을 시작했다. 오는 21일 KBS ‘노래싸움-승부’에 이어 10월말 채널A의 ‘마법같은 선곡쇼 싱데렐라’와 Mnet의 ‘싱스트리트’도 잇따라 방송을 시작한다. 이들은 포화 상태인 음악예능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형식과 콘셉트, 참신한 내용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노래의 탄생’은 하나의 멜로디로 두 팀의 프로듀서들이 노래를 완성해야 하는 것이 큰 룰이다. 가수들이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불러 상대팀과 경쟁하는 프로그램은 많았지만, 노래가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공개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편곡 대결에서 승리한 음원은 이튿날 발매된다는 경쟁 형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음악을 모르는 시청자도 편하게 즐기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지난 4월 4주간 파일럿으로 시청자들을 만났을 때 다른 음악예능과 차별되는 점 때문에 호평받아 정규 편성됐다.

‘판스틸러-국악의 역습’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대중에게 외면받고 있는 국악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기획됐다. 4세 때 가야금을 시작해 지금도 연주자로서 꾸준히 무대에 서는 배우 이하늬가 뮤지션 윤상, 강남 그리고 신세대 국악인 박천경, 정요한과 함께 팀을 구성해 노래와 악기에 대한 설명부터 차근차근 시청자에게 다가서고 있다.

‘노래싸움-승부’는 끼 넘치는 연예인 3명이 음악감독과 한 조를 이뤄 서바이벌 노래대결을 펼치는 음악예능이다. 가수가 아닌 연예인 출연자들의 노래실력과 각 팀들의 조화, 그리고 국내 대표 음악감독들의 치열한 두뇌싸움 등이 펼쳐진다. 앞서 ‘나가수’ 등 가수들의 경연 그리고 ‘판타스틱 듀오’ ‘듀엣 가요제’ 같은 가수와 일반인의 콜라보레이션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포맷이다.

‘마법같은 선곡쇼 싱데렐라’는 패널들이 시청자의 고민을 위로하기 위한 최적의 노래를 골라 소개하는 음악 토크쇼 프로그램이고, ‘싱스트리트’는 제목대로 거리 공연을 하는 콘셉트로 스타들이 직접 음악 페스티벌을 기획해 골목에서 공연을 펼친다.

2011년 MBC의 ‘나는 가수다’에서 본격 시작된 음악예능은 대부분 경연의 형식을 띠고 있다. 누가 더 잘 했는지 평가하는 것이 긴장감을 극대화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후 음악예능은 이런 경연의 형태를 조금씩 변주한 것이 대부분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기본적으로 음악은 시청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소재다. 명절 때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음악예능이 자주 선보이고 좋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이유”라며 “하지만 새로운 음악예능이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살아남으려면 형식, 소재, 내용 등 무엇이라도 기존의 음악예능과 차별되는 지점이 확실히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