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술로 섭취하는 칼로리양 세계1위

입력 2016-10-17 17:59

한국이 식음료 중 유독 알코올로 인한 칼로리 섭취가 가장 많은 나라로 꼽혔다. 때문에 비만의 주범으로 알려진 설탕이 들어간 콜라나 레모네이드 같은 음료를 규제하는 것 못지않게 알코올 칼로리 규제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에서도 술에 칼로리양을 표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유럽의 대표적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 보고서를 인용해 24개 주요국 중 한국은 알코올 칼로리 섭취량(1일 기준)이 168㎉로 가장 높다고 보도했다. 조사대상국 1일 평균 전체 칼로리 섭취는 1398㎉인데, 한국인은 전체 칼로리의 12%를 술로 해결하는 것이다.

청량음료와 주스 등 다른 음료로 인한 한국인의 칼로리 섭취는 하루 44㎉였다. 그동안 음료에 들어간 설탕이 비만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있었지만 실제로는 술이 비만에 더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에 이어 폴란드 독일 체코 핀란드 일본 러시아 프랑스 영국 불가리아가 알코올로 인한 칼로리 섭취가 많은 상위국으로 꼽혔다. 가디언은 술 자체가 워낙 칼로리가 높지만 일반 음료나 과자와 달리 술 용기에는 열량이 표기되지 않아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칼로리 섭취를 늘린다고 지적했다. 통상 와인 1잔은 228㎉, 맥주 500㏄ 한 잔은 160∼180㎉다.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식품에는 칼로리 표기가 의무화됐지만 술은 일반 식품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된 경우가 많다.

유로모니터의 영양 전문가인 사라 페터슨은 “도넛 1개가 와인 1잔, 과자 1봉지가 맥주 1잔의 칼로리와 맞먹는다는 걸 안다면 술을 그렇게 여러 잔, 여러 병 마시지 않을 것”이라며 “비만 방지를 위해 술에 칼로리 표기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청량음료를 많이 마시지 않도록 설탕세를 도입하는 것 못지않게 술 소비량 감소를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