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 출신 인도네시아 슈퍼 컬렉터인 부디 텍(중국명 위더다오·59·사진)이 중국 상하이 유즈 미술관에서 내년에 대규모 한국 단색화 기획전을 갖는다. 부디 텍은 2011년 미국잡지 ‘아트+옥션’이 선정한 ‘세계 10대 컬렉터’에 아시아인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 갤러리 위켄드’(13∼16일) 참석차 방한한 부디 텍은 17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다른 행사도 많지만 무엇보다 단색화 전시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9월부터 2달여 일정으로 열린다.
그는 “중국 현대미술 경향 안에서 단색화를 보여주는 데 주력할 것”이라면서 “한국과 중국 간의 ‘잊혀진 연결고리(missing link)’를 미술을 통해 반추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카르타에 양계회사 ‘시에라드 프로듀스’를 운영해 부를 축적했고 이를 기반으로 미술품을 수집해 왔다. 현대미술은 2004년부터 소장해 왔는데, 10년 남짓 동안 미국 팝아트 작가 앤디 워홀, 스위스 조각가 자코메티 등 1500점 넘는 방대한 작품을 컬렉션했다.
단색화는 2013년부터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는 “TV채널 중 (과학, 자연 다큐 채널인) 디스커버리를 좋아한다. 새로운 영토를 발굴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는 내 취향과 맞아서이다. 단색화 역시 50년간 인정받지 못하는 등 이전까지 발견되지 못한 장르였다”고 말했다. 어떤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느냐고 묻자 “우리가 존경해야 할 것은 개인이 아니라 사조(운동)”라며 즉답을 피했다.
2006년 자카르타에 유즈 미술관을 세운 뒤 2014년 상하이에 비행기 격납고를 개조해 2호를 열었다. 그는 “아내가 상하이 출신이기도 하지만 중국 정부가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해주는 등 현대미술을 적극 후원하고 있다”면서 정부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사진=손영옥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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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간 ‘잊혀진 연결고리’, 단색화 통해 찾을 것”
입력 2016-10-17 19:33 수정 2016-10-17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