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아시나요, 性평등지수 ETF… 장애인 친화 ETN

입력 2016-10-17 17:59 수정 2016-10-17 21:33
지난 5월 세계 최대 경제미디어그룹 블룸버그의 창립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뉴욕 본사에서 직접 새 ETF(지수연동형펀드) 기초지수 출시 행사를 열었다. ‘블룸버그 성평등 지수(BFGEI·Bloomberg Financial Services Gender-Equality Index)’로 이름 붙인 이 지수에는 출산휴가나 유연근무제 같은 성평등적 사내 정책을 실시하고 여성친화적 서비스를 내놓는 기업들이 들어갔다.

해외 투자시장에서 최근 이처럼 사회적 요구와 흐름 등 다양한 요소에 초점을 맞춘 ETF 지수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13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글로벌 ETF 콘퍼런스’에서도 비슷한 지수가 소개됐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HE(그녀)’라고 불리는 ‘성별 다양성 지수(SSGA Gender Diversity Index)’는 여성 이사회 임원이 많은 기업일수록 더 높은 수익률을 만들어낸다는 통계에 착안했다.

지난 8월 나스닥에서 출시된 ‘제니(GENY) 지수’ 역시 화제를 낳은 ETF 지수다. 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에 쓰이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이 지수에 포함된다. 첨단기술 분야에 익숙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이 세대가 주목하는 기업일수록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영국 자산운용사 바클레이즈는 2014년 ‘장애인 환원 ETN(지수연동형채권)’ 상품을 내놓고 운영 중이다. 장애인 고용률과 장애인 대상 상품을 내놓는 업체가 들어간 ‘미국 대기업 장애 ETN 지수’에 연동된 이 상품은 지난해 26%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는 이와 대조적으로 사회적 책임이나 흐름을 반영하는 지수 자체를 찾기 힘들다. 거래소에서 내놨던 사회책임투자지수(SRI)는 자산운용사들의 외면 속에 지난 9월 중단됐다. 대신 나온 ESG리더스100 등의 지수도 미래에셋증권의 ‘3억만들기 좋은기업 펀드’ 정도를 제외하면 이를 추종하는 ETF 상품이 전무하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애초 국내에서는 자본시장의 규모가 작아 다양한 지수가 나오지 못했고 화제성도 부족했다”면서 “액티브펀드 등 새로운 상품이 나오고 있는 만큼 순차적으로 이런 흐름이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