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공장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사람과 한 공간에서 함께 휴대전화·오디오·자동차 등을 조립하거나 포장하는 양팔 로봇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기존 산업용 로봇은 무거운 데다 용적이 커 주변에 펜스를 둘러야 했다. 사람과 같이 작업하기 불가능한 구조였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열악한 산업 현장에서 사람과 함께 반복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양팔 로봇 ‘아미로(AMIRO)’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내년 말쯤 양산되면 생산라인에 바로 투입이 가능하다.
상반신 형태의 아미로는 거치대 높이에 따라 다르지만 사람보다 덩치가 조금 큰 정도다.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소형화한 게 특징이다. 아미로는 제자리에서 단순 반복작업을 하는 전통적 산업로봇보다 훨씬 정밀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두 개의 손이 조화롭게 움직이며 사람 움직임과 거의 비슷한 속도를 낸다. 기계연구원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도현민 박사는 “부품, 액세서리를 끼워 넣거나 카메라로 흩어져 있는 물건 위치를 파악해 작업대 위에 놓인 박스에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팔 로봇은 해외에서 이미 상용화돼 산업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스위스 기업 ABB의 ‘유미(YuMi)’, 미국 리싱크로보틱스의 ‘박스터(BAXTER)’, 일본 야스카와의 ‘모토맨’ 등은 생산라인에서 포장·조립 등을 수행하고 있다. 도 박사는 “‘유미’의 경우 한 팔로 무게 0.5㎏ 물건을 옮길 수 있지만, 아미로는 한 팔로 최대 6㎏까지 옮길 수 있어 효율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LG전자와 협력을 통해 휴대전화 포장 공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아미로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또 올해 안에 LS산전 등이 참여하는 ‘스마트공장 사업단’의 데모 공정에 아미로 1대를 시범 운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민태원 기자
사람과 나란히 작업하는 양팔 로봇
입력 2016-10-17 18:32 수정 2016-10-17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