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사실이라면 충격적”… 자제 모드서 공식 입장 밝혀

입력 2016-10-17 17:53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대북결재 요청사건 TF 회의’에서 송민순 전 장관의 회고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색깔론 공세에 앞장섰다”고 비판하는 모습. 이동희 기자

청와대는 2007년 11월 노무현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과정에서 북한 의사를 물어본 뒤 기권했다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에 대해 17일 “사실이라면 매우 중대하고 심각한, 충격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가 회고록 논란과 관련해 공식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당초 여야 간 이슈에 대해 가급적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공식 입장 표명은 자제해 왔던 스탠스를 바꾼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회고록 내용에 대해 ‘문제가 많은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수위 높은 입장을 밝힌 데는 박 대통령의 이런 인식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에선 특히 2007년 10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 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을 바라보는 당시 정부 인식이 너무 안이했다는 시각이 뚜렷하다. 결국 노무현정부가 대북 포용정책에 매몰돼 남북관계 개선에만 올인하다 핵 개발을 위한 시간만 벌어준 것 아니냐는 기류도 있다.

박 대통령은 오전에 예정됐던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연기했다. 이미 정해져 있던 공식일정을 박 대통령이 연기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한 참모는 “대통령이 오전에 수석비서관회의 대신 별도로 비공식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전에 지난 15일 북한이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 등 안보 문제와 관련해 국가안보실 등으로부터 비공개로 보고를 받고 북한 움직임과 대응책 등을 두루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된 수석비서관회의는 오는 20일쯤 열릴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다음 회의에서 북한 문제와 경제 상황에 대한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 대변인은 우병우 민정수석이 교체될 것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완전한 오보이며, 전혀 사실이 아닌 정말 느닷없는 기사”라고 즉각 부인했다. 오는 21일 우 수석의 국회 운영위 국감 증인 출석 여부에 대해서도 기존 불출석 입장을 고수했다.

글=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사진=이동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