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발 엔진’ 김학민·가스파리니 힘찬 시동, 대한항공 첫 우승 향해 날아올랐다

입력 2016-10-17 18:07

이번 시즌 처음으로 외국인 선발 제도를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으로 바꾼 프로배구 남자부. 전력이 평준화됐지만 우승후보로 꼽힌 팀은 있다. 바로 박기원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이다. 박 감독을 제외한 6개 팀 감독들은 대한항공의 탄탄한 국내 자원과 외국인 선수 최대어 미차 가스파리니(32·슬로베니아)를 경계했다. 대한항공은 ‘쌍발 엔진’ 김학민(33)과 가스파리니를 앞세워 힘차게 날아올랐다.

대한항공은 지난 1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NH농협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대 1(25-21 25-20 20-25 25-21)로 꺾었다. 레프트 김학민은 후위공격 5개와 블로킹 3개, 서브에이스 2개 등을 포함해 19득점을 올리며 주포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2006-2007 시즌 1라운드 1번으로 프로에 데뷔한 레프트 김학민은 그 시즌 신인상을 받았다. 2010-2011 시즌엔 외국인 선수들을 제치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하지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2012-2013 시즌을 마치고 상근예비역으로 입대했다.

김학민은 2014-2015 시즌 막판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활약을 보여 주진 못했다. 지난 시즌엔 기복 없는 플레이로 팀을 준플레이오프로 이끌었다. 하지만 삼성화재에 패해 또 정상 정복의 꿈을 접어야 했다. 거의 매 시즌 우승 후보라는 말을 듣는 대한한공은 V-리그 출범 이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김학민은 이번 시즌엔 반드시 챔피언결정전에서 웃겠다는 각오다.

라이트 가스파리니는 삼성화재전에서 17득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다만 범실이 11개로 많은 것은 아쉬웠다. 2012-2013 시즌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V-리그를 경험했던 그는 2016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받아 한국 무대에 복귀했다. 트라이아웃 기간 강력한 서브와 스파이크로 각 구단 감독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가스파리니는 지난 6월 17일부터 7월 16일까지 열린 2016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에 슬로베니아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그는 팀 내 공격 1위(83득점·성공률 49.70%), 서브 1위(서브에이스 20개·세트당 0.71)에 이름을 올리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한편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전에서 또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4세트 동안 27개의 범실을 쏟아낸 것이다. 삼성화재의 25개보다 2개가 더 많았다. 대한항공은 전통적으로 범실이 많은 팀이다. 지난 10년간 리그 최다 범실을 총 5차례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범실을 줄여야 이번 시즌 목표로 잡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