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中에 유통 노하우 수출

입력 2016-10-18 00:00
내년 상반기부터 롯데백화점이 운영하게 될 중국 상하이 난징시루에 위치한 ‘타이푸광장’ 쇼핑몰 전경.
중국 상하이에서 지난 14일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이사(오른쪽)와 중신타이푸상업자산관리의 류용 대표이사가 합작사 설립에 서명하는 모습.


롯데백화점이 37년 유통 노하우를 중국 대륙에 수출한다.

롯데백화점은 중신그룹과 리테일 운영회사를 설립하고 이 회사를 통해 현재 중신그룹이 운영 중인 상하이 ‘타이푸광장’ 쇼핑몰을 내년 상반기부터 운영하게 됐다고 17일 밝혔다. 롯데백화점은 중신그룹이 2017∼2019년 추가 건설하는 3개 쇼핑몰의 운영권도 차례로 넘겨받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롯데백화점과 중신그룹은 지난 14일 중국 상하이에서 ‘리테일 운영회사’ 설립식을 진행했다. 중국 국영기업인 중신그룹은 자산규모 980조원으로 중국 내 17위 기업이다. 금융서비스를 중심으로 에너지, 부동산 개발 등 다양한 영역에서 연간 6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계는 이번 합작이 중신그룹의 요청으로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내 인지도가 높은 중신그룹이지만 50여개의 백화점과 80여개의 쇼핑몰이 진출해 있는 상하이에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난 5월 롯데백화점에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요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 측은 중국 유통시장의 둔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롯데백화점 중국 내 지점들이 두 자릿수의 매출신장률을 이어가고 있는 점과 2008년부터 3년간 베트남 호찌민 ‘다이아몬드 플라자’를 성공적으로 위탁 운영한 사례를 중신그룹이 높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2015년 롯데백화점의 중국 5개점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28% 늘었고, 금년에도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

롯데백화점은 이번 합작을 통해 부동산 개발 리스크와 인허가 부담 없이 중국에서 즉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모델을 갖추게 됐다. 아울러 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에 진출함으로써 중국 사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면세점·마트 등 현지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증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브랜드들의 중국 진출 기회를 확대해 파트너사와의 동반성장 도모도 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톈진, 선양, 웨이하이, 청두 등에서 점포를 운영 중이나 중국의 ‘경제수도’격인 상하이에는 아직 진출하지 못했다.

롯데백화점은 상하이 쇼핑몰 운영을 계기로 기존 중국 점포에 진출하지 않았던 유명 F&B(음식·음료) 브랜드와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들을 추가로 입점시킬 계획이다. 또한 쇼핑과 문화생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테마존을 구성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이사는 “중국 굴지 그룹인 중신그룹과 손잡고 상하이에서 쇼핑몰을 운영하게 되어 향후 중국 사업의 포트폴리오가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37년간 대한민국 유통의 1위를 지켜온 롯데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에서 롯데의 이미지를 높일 것이며, 국내 우수 기업들의 판로 개척에도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